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 왕자를 컬러링북으로 만나다

어린 왕자 컬러링북 ㅣ 아름다운 고전 컬러링북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글, 최연순 옮김, 이호석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2월

아름다운 고전 컬러링북

어린 왕자 컬러링북

생텍쥐페리 지음 이호석 그림 최연순 옮김

내가 어린 왕자를 언제 읽었던가? 엄마 집에 가면 어딘가에 있을 어린왕자.

그 책을 요즘 대세인 컬러링북으로 만날 수 있다니 무지 흥미롭다.

고전 명작의 삽화를 내가 색칠해서 꾸며 내 책으로 간직한다는 참 멋진 아이디어!!

띠지는 물론 표지에서부터 책 속 삽화까지 내가 색칠할 수 있게 꾸며진 컬러링북!!

어린왕자는 철새를 따라 행성을 떠나온 듯 하다는 이야기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군데군데 삽화만 있는 고전 컬러링북이 아니라, 이렇게 양면을 다 활용한 일러스트도 있어

눈이 즐겁다.

보아뱀이 먹이를 삼키려하는 어린왕자 하면 떠오르는 그 이미지.

저자가 그림 그리기를 왜 그만 두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청소년 시절에 읽었었던 어린왕자와 아이 엄마가 되어 읽게 된 어린 왕자는 참 많이 다른 느낌이다.

내가 비성인이었을 때랑 성인이 되고나서 읽었을 때의 차이.

하나의 책으로 이렇게 느낌이 다르게 올 줄은..

그래서 이 책이 고전인 거고, 오래오래 두고 읽게 되고 세대를 거쳐가며 읽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모습.

어른들이 자신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해서 저자가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게 된다는 부분.

어린왕자 컬러이북의 일러스트를 맡은 이호석 작가는 어린 왕자 책을 가까이에 두고

틈틈히 읽으며 자신만의 어린왕자 찾기를 위해 꽤 노력도 했었지만,

자기는 다중인격자가 아니어서 자기 안에 어린왕자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이호석 작가의 블로그에 있다.

뭐 글을 쓰는 작가가 그처럼 위대하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겠지만,

내게는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마냥 부럽다는 것..

어린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임에 틀림이 없다.

근데 이미 청소년기에 한 번씩은 다 읽고 넘어오기 때문에 같은 책을 두 번 읽지 않으려는 나같은 어른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요즘 힐링이라는 테마로 요즘 무수히 쏟아지는 컬러링북 천지 속에서 당연 돋보이는 아이템이 아닐까 한다.

무상무념으로 색칠하기로 치유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어도 지금 다시 읽어보면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고전을 컬러링북으로 만나는 일이야말로

나의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 보고 나에게 쉼이란 여유를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정성들여 색칠하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고전이 되는 게 아닌가!!

바오밥 나무가 자라는 걸 제 때 잘라주지 않으면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나 행성을 삼켜버린다는 이야기!

어린왕자는 아니지만, 나그랑T를 입혀줘 봤다.^^

이 책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이호석 작가처럼 어린 왕자를 가까이 두고 틈틈히 읽으며 색칠도 틈틈히 해 보아야겠다.

요즘 여섯 살 아들 녀석이랑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어린 왕자를 펼쳐보아야겠다. 어른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