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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전2권 - 본책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드로잉 다이어리 <My Drawing Diary : The TREE> ㅣ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김충원 / 진선아트북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나무를 그리다
김충원 지음
그림을 그리는 것을 운전을 하는 것에 비유한 글이 재밌기도 했지만,
저자의 좀 더 윤택한 삶을 위해 운전을 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리는 일은 정서적으로 윤택한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는 저자가 그린 여러 나무 그림들을 만날 수 있는데
딱 책 크기사이즈만한 드로잉 노트가 함께 묶음세트로 되어 있어
나도 저자처럼 나무 그리기에 도전해야지 하는 의욕을 갖게 한다.

비단 나무 그리기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세상은 보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 저자의 말처럼 어떤 사물을 보던 좀 더 깊이있게 애정을 갖고 보는 사람의 만족도가 더 큰 법일테니까.
그림을 그릴 때 그 대상을 얼마나 애정을 갖고 보느냐에 따라 그림도 달라질 것이다.
처음 사진기를 갖고 사진을 찍을 때 자주 들었던 말이 피사체를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따라 사진의 느낌이 달라진다고 하니
그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림은 사람의 손으로 직접 그리는 일이니까.

저자는 대학생 신입생 시절 오랫동안 존경해 오던 원로 화가인 교수를 찾아 드로잉 사사를 하면서 나무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매번 같은 자리에서 같은 나무를 그리게 했다고 한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날 즈음 다섯권의 스케치북이 나무 한 그루로 가득 채워졌는데 그제야 교수가 네가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는데
다른 나무를 그리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는 저자.
딱 천생연분인 교수와 제자가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똑같은 나무를 그렸지만 아마 다섯권의 스케치북의 그림은 모두 다를 것이다.
이 책에서는 펜 드로잉으로 나무를 그리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나무 그림 뿐만 아니라 각 나무마다에 얽힌 작가의 감성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생장이 무척 빨라 뿌리에서부터 빨아올린 다음, 잎을 통해 공기 중에 방사하는 토양수의 속도와 양을 공기 중에 방사하는 토양수의 속도와 양을 더욱 높이기 위해 미세하게 잎을 떤다는 은사시나무,
잣나무에서는 국산 잣값이 왜 비싸졌는지에 얽힌 에피소드도 있고,
지방 성분이 많아 기름을 딸 수 있는 나무라 하여 수야나무로 불리다가 시간이 지나 쉬나무 불리운다는 나무 등등
나무를 그리는 책이지만 글을 읽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저자의 그림 옆페이지에 흐린 그림으로 저자의 그림이 있는데
그 위로 직접 펜으로 드로잉해 보며 작가의 나무 그림을 흉내내어 그려볼 수 있다.
여러 나무들의 드로잉 사이사이에는 나무의 뼈대, 나뭇잎, 열매 그리기도 설명되어 있어,
나무 그리기가 쉽지 않은 이에게도 구체적인 그림 그리기를 통해 나무 그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미지 드로잉!!
아주 간단하게 스케치하듯 나무 그리기를 해 보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는데
이건 왠지 간단해 보여 조금 해 보기도 했다.
운전 뿐만이 아니라 무슨 일이든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내공이 쌓이듯
그림을 그리는 일도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되새겨 본다.

개성은 누군가에게 배울 수 없고, 배워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개성은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고, 자신만의 경험으로 익힐 수 밖에 없는 극히 개인적인 감각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굳이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대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나만의 개성을 갖고 싶다.
그리고 나무를 그리지 않더라도 그림 그리기를 꾸준히 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