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 (책 + 플래시 DVD 1장) 국시꼬랭이 동네 19
이춘희 글, 김동성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 국시꼬랭이 동네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 사파리 / 책보 】

 

 

엄마들의 입소문에 국시꼬랭이 책이 무척 궁금하던 차에 증간본인 책보를 만나보았어요.

국시꼬랭이 전권을 들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그 때 그 시절 이야기를 최첨단 시대에 맞서야 하는 아몽이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해서 우선 증간본을 만나 보며 아몽이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한 셈이죠.

 

 

 

책보

이춘희 글 · 김동성 그림 / 임재해 감수

 

표ㅈㅣ를 보니 음..

작년에 책꾸러기로 만나본 책 중에 보자기예술가 이효재 님의 비슷한 책을 먼저 만나본 터라 아몽이가 좀 시큰둥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엄마의 눈으로 두 책을 비교해 보자면, 우선은 이효재 님의 보자기 이야기 책은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나오는 세련된 컬러의 이야기책이었지만,

국시꼬랭이는 엄마아빠가 초등학교도 아닌 국민학교 시절 교과서를 보는 듯한 그림체에 바랜듯한 색상이랍니다.

엄마는 무지 맘에 드는 이 책이 칼러풀한 세상에 요즘의 4살 아몽이에겐 어떨까 했는데

아직 4살이여서인지 책은 다 책인듯해서 별 거부 반응은 없었어요.

 

요즘엔 시골 가도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의 그림들..

아몽이는 마냥 신기한 듯 보고 있어요.

 

옥이는 책보를 싸려다가 도시락을 살짝 열어 보았어요.

'흥, 또 김치 반찬!'

옥이는 도시락을 마루에 내려놓고 집을 나섰어요.

 

아.. 그 시절 생각 나시나요? 전 좀 늦된 엄마여서 도시락 세대랍니다.

아몽이는 마냥 신기한 듯 보는 그림에 엄마는 책을 읽어주면서 엄마 생각이 간절해 지더라구요.

 

 

또 김치 반찬에 토라진 옥이가 도시락을 놓고 나오자 엄마가 부랴부랴 도시락 들고 쫓아왔어요.

혹여라도 내 새끼 한 끼라도 굶을까 하면서 말이죠.

엄마가 되기 전에는 한 끼 정도 굶으면 어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엄마가 되고서야 엄마의 그 마음을 알겠더라구요.

 

옥이가 김치 반찬 하나에 토라진 건 아니었어요.

친구 다희는 책가방을 샀는데 자기는 아직 책보를 들고 다녀야 하니 더 심통이 났나 봅니다.

요즘엔 모두들 아이들이 하나둘이다 보니 내 아이가 다른 아이를 부러워하거나 할까

오냐오냐, 뭐든지 자꾸 사 주게 되는데 그래서 아이들이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고 있는 게 사실이지요.

예전엔 형편도 형편이고, 형제도 많은 편들이어서 일일이 다 챙겨받기가 참 힘든 시절이 있었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이런 시절, 이런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너무 풍족하고 여유롭다보니 오히려 소중함과 감사함을 잊고 사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 때 마침 다희가 빨간색 책가방을 메고 나왔네요.

아고, 작은 눈 그림이지만 당황하고 부러운 옥이의 마음과 당혹스럽고 애틋한 엄마의 마음이 읽혀진답니다.

 

 

빨간 책가방을 메고 신이 나서 앞서 학교로 가는 다희의 뒤로

힘없이 책보를 메고 고개를 숙인채 한손엔 도시락을 든 옥이의 모습 뒤로

옥이처럼 고개가 숙여진 엄마의 모습이 전 왜 이렇게 더 애틋할까요?

 

엄마가 열심히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아몽인 짐짓 지루한가 봐요.

좋아하는 기차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고작 책가방 하나 때문에 벌어진 이 상황이 못마땅한 모양이에요.

 

 

 

옥이는 수업 시간에도 다희의 책가방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니,

 

옥이는 다희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다희의 책가방을 살짝 만져 보았어요.

"야, 이리 내놔! 내 책가방이야."

다희가 앙칼지게 말하며 책가방을 빼앗았어요.

 

나쁜 지지바! 한 번 만져보면 어때서!!

저도 모르게 그냥 옥이에게 감정이입이 되네요. 책을 읽어주면서 아몽이한테 다희 나쁘다고 말해 버렸어요.

아이한테 그런 말로 주입시키면 안되는데 말이죠. 어쩌면 내가 다희였어도 저랬을 것 같으면서도..

 

 

다희의 빨간 가방 한 번 볼까요?

요즘엔 알록달록 색깔도 정말 다양하고 예쁜 캐릭터도 들어간 이쁜 가방들이 넘쳐나지만,

예전엔 정말 요랬어요. 그나마 다희의 가방엔 병아리 그림도 있네요.

 

아.. 빨간 가방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

우리 형제는 3녀 1남. 막둥이가 남동생이에요.

따지고 보면 울 엄마는 그리 구세대도 아니면서 아들 낳을려고 내리 딸 셋을 낳으셨다죠?

울 엄마는요. 딸래미라고 저 초딩 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죄다 빨간 것만 사 주셨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건 빨간색 니트티에, 빨간색 쫄쫄이 니트바지, 빨간 운동화에 빨간 가방!!

3학년인가 그 때 엄마한테 빨간색은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얘기하고야 말았던 기억이 어슴프레 나네요.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옥이 앞에서 다희가 폴짝폴짝 뛰어갔어요.

 

옥이는 책가방을 보지 않으려고 다희를 앞질러 뛰어가는데 다희가 갑자기 깔깔대며 웃어요.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책보에 그만 빨간 김칫국물이 베고 말았어요.

저렇게 김칫국물이 베면 책에도 공책도 다 베는데..

 

 

 

옥이가 책보풀어 다시 싸는동안 다희가 옆에 앉아서 자기 책가방 구경을 시켜주겠대요.

쳇. 아까 만지지도 못하게 할 땐 언제고!!

 

얄밉게 책가방 자랑을 늘어놓는 다희 때문에 속이 상한 옥이가 힘껏 달리자,

이번에는 책보에 꽂은 옷핀이 빠지면서 책과 도시락이 와르르 쏟아지고 말았어요.

 

 

"야, 그만해! 너도 엊그제까진 책보 들었잖아!"

"왜 나한테 화내니? 너도 책가방 사면 될 거 아냐."

"그래, 나도 살 거야!"

"흥, 어디 사 보라지."

"너 말 다했어?"

"그래, 말 다했다. 어쩔래? 누더기 같은 책보나 들고 다니는 주제에."

"뭐라고?"

 

다희 정말 나빠요!!

이미 옥이에게 감정이입된 엄마는 다희 정말 나쁘다고 아몽이에게 누누히 강조하고

둘이 싸우는 모습이 재미있는 듯 아몽이가 옥이와 다희를 손가락으로 짚고서 "엄마, 어떡하지?" 하더군요. 

 

 


옥이의 책보는 할머니까 고운 자투리 헝겊들을 모아 한 조각, 한조각,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만들어주신 거였어요.

다희의 예쁜 책가방 때문에 속이 상했었던 옥이는 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오르자 책보에 대한 마음이 애틋해졌답니다.

 

옥이가 반듯하게 싼 책보를 둘러매고 개울가에 다다랐을 때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빠진 다희를 보게 되어요.

다희의 예쁜 책가방은 어깨에 기능이나 활용도, 디자인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혹 하게 하지만 이외의 기능은 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옥이의 책보는 이렇게 흠뻑젖은 다희의 치마를 대신해 이쁜 책보치마가 되었어요. 

 

이미 엄마와의 몇 차례 보자기 놀이를 해 와서인지 옥이가 책보로 다희에게 치마를 만들어 주는 걸 보고,

아몽이가 보자기는 치마도 만들 수 있고, 가방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보자기는 정말 요즘도 유용하게 많이 쓰이고 있죠.

다만 예전처럼 책보로 쓰이지는 않지만 말이죠.

책 뒷편에는 보자기로 책보를 만드는 방법이 나오는데 여자아이의 책보와 남자 아이의 책보가 틀려요.

그 외에 다들 아시는 망토, 술래잡기, 포대기, 치마, 두건 등등 여러 가지로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예전에도 보자기로 여러가지 해 보았는데,

아몽이가 좀 더 자란 지금에 하는 보자기 놀이는 조금 더 틀린 것 같아요.

여자아이의 책보인데요. 아몽이가 직접 책을 선별해 오셨답니다.

국시꼬랭이 책보 책을 넣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책이 워낙 커서..^^

책보를 허리에 메고는 손을 뒤로 책을 한 번 만져보며 확인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치마를 만들어 달래서 만들어줬더니 이렇게 앉아버리네요.

몇 차례 보자기 놀이 찐~하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이번에는 요 정도로 하고 그만 하고 싶대요.

 

아, 뒷표지 안에 DVD CD도 들어 있는데 아직 안 보았어요.^^

 

 

엄마들의 칭찬이 넘치는 국시꼬랭이 정말 궁금했었는데 책보를 만나보니 그 느낌 알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주인공 옥이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는 아몽이에게 다희는 나쁜 친구라고 몇 번이나 말해 버렸지만,

책을 읽으며 아몽이에게 이렇게 하면 되나요? 안되나요? 를 반복해서 물어보면서 아몽이가 올바른 인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도 했어요.

옥이랑 둘이 싸웠다가 화해를 하는 장면에선

아몽이가 옥이랑 다희를 가리키면서  "이제 이 친구, 이 친구 착한 친구야!" 라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우리 아몽이는 성선설 주의자..^^

 

아이에게는 그 때 그 시절을 알려줄 수 있고,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어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