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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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ㆍ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ㆍ이은진

범죄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생기고 나서부터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들의 심리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도 잘 알게 된 지금이다. 그동안은 마치 악마의 소행처럼 인식되던 범죄라는 영역이 그 안의 심리를 들여다 보고 평범한 사람이 얼마나 이토록 추악해질 수 있는지 알게 됨으로써 단단해진 껍질이 깨부셔진 셈이다. 범죄라는 건 깊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이게 가해자와 피해자 두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촘촘한 연결망처럼 하나의 사건이라는 지점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퍼져 있어 어느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는 범죄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아무렇지 않게 도사리고 있는, 모두가 당면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절실하게 깨닫게 만들어준다. 범죄를 본격적으로 깊이 이해한다는 것은 고로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런 끔찍하고 흉악한 일들을 우리의 의식과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다.

차라리 본질적으로 나쁜 한 개인이 태어났을 때부터 악해 손 쓸 새도 없이 누군가를 해한 거라면 아마 범죄는 이해하고, 처리하고, 통제하기가 더 쉬웠을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 범죄 가해자 중에 그게 설령 불합리하고 인정할 수 없을지라도 사연 하나 가지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거다. 물론 기구한 사람들 중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아 이 사회가 지금처럼 유지되고 있는 것이지만, 많은 범죄 사건들이 놀라울리만큼 우리와 비슷하고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간과해서는 안된다. 삶을 살면서 우리도 언젠가 어떤 일에 휘말리게 될 수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혹은 알면서도 남의 불행에 보태거나 눈 가리고 아웅하며 못 본 체 지나가게 될 수도 있단 건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매체에서 본 그 범죄 사건보다도 더 무시무시한 현실이다.

한 개인이 완성된 인격을 갖는 일은 절대로 쉽지도, 당연하지도 않다. 특히 흉악범죄를 일으킨 사람의 과거력을 추적하다보면 첫 단추가 언제, 왜 잘못 끼워졌는지 발견하곤 한다. 물론 이런 발견으로 이들의 잘못을 면책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보다 근본적 원인을 파악함면 그에 대한 대안 역시 찾아낼 수 있다는, 그야말로 학자적 관점에서 각장을 구성했다.

11쪽

책을 읽는 동안 사례들을 하나하나 살펴 보면서 인간은 적절한 사랑이나 관심 없이는 정말 나약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고찰을 엿볼 수 있었다. 나 역시 가끔씩 닥치는 삶의 불행에 의지가 꺾이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 속을 채우면 남이 미워지고, 남을 미워하는 내가 미워지고, 날 미워하게 만든 남이 또 미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마음을 스스로 다잡지 않으면 충동적인 말로, 부주의한 행동으로, 그리고 배려의 부족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똑같이 생채기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약한 인간에게 남을 위한 일을 하는 건 남에게 상처 주는 일을 하는 것보다 몇 배나 더 어렵다. 불행을 내 선에서 끝내야겠다는 그 결단은 정말 그 불행 한가운데에 있을 땐 뼈와 살을 깎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삶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때 나를 포기하고 무책임하게 내 인생을 제멋대로 놓아 버리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을 들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손으로 누군가의 삶을 풍비박산을 내고 그들의 목숨 값을 가져가는 행위는 진정으로 자신의 삶의 무게조차 견디지 못해 인간이기를 포기한 가해자들의 몫이다. 생각보다 내 불행을 남 탓하는 것, 가족 탓, 그리고 환경 탓하는 건, 불평하고 투덜대고 신경질 내는 건, 시기하고 질투하는 건, 나 역시 누군가에게 나쁠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되려 상처를 주면서도 피해자인 척하는 건 쉬운 일이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음이 정말 큰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알고, 나의 아픔을 남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늘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 지금까지 살면서 그 의지가 아무렇지도 않게 저절로 생긴 사람이 있다면 이따금씩 삶의 무게가 힘들어 보이는 누군가들에게 당신들 특유의 따뜻함을 모아 한마디만 건네줄 수 있길 바란다. 언젠가 어디서 갑자기 어두운 손이 나타나 당신의 삶을 끄집어 내리려 할 때 그때의 그 따뜻함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여러분들에게 되돌아올 테니 말이다. 나 또한 삶이 수월해지고 쉬워질 때 자만하지 않고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다짐하고 간다.


각 사례별로 분석이 많지 않고 성격장애 여러가지를 나열한 느낌이 있어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전문성을 찾기 위함이라면 다른 서적을 찾는 걸 추천한다. 어떤 식으로 이들을 바라봐야 하는지 약간의 가이드라인이 조금 더 제공되었으면 책을 통해 느끼고 고민하게 되는 바가 훨씬 많았을 것 같다. 즐겨보던 <알쓸범잡>과 비슷한 맥락에 있어 앞으로도 더 관심 갖고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쁘지 않은 독서 시간이었당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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