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담고자 하는 많은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사고의 호흡과 문장의 길이에 관한 대목이었다. 글쓰기를 즐겨 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난 단어마다 뉘앙스와 역할이 각각 다르다고 느끼고, 단어에 글을 쓰는 의도와 쓰는 사람의 성격까지 담아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어떠한 맥락에 너무나도 적절한 단어를 쓴 것을 예상 밖의 순간에 목격했을 때 느껴지는 울림은 정말 그 어떤 자극보다도 더 강렬하다. 나 역시도 그렇기 때문에 단어 선택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글을 쓸 때 딱 그 자리에 필요한 단어를 찾기 위해 사전을 뒤지기도 하고, 인터넷을 탈탈 털기도 한다. 그렇게 나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할 그 낱말을 찾았을 때는 정말 기분이 벅차 오른다.
요즘 청소년들의 어휘력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미래에 내가 교사가 된다면 이런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 들이고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원하는 의미를 담기 위해 사고의 호흡을 길게 빼는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유연한 사고를 하기가 점점 힘들어질 텐데, 이런 경직된 상태를 깨부실 만한 심미적, 감각적, 지적 자극제들이 우리 교육과 사회에 좀 더 빈번하게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들의 부족한 점들은 사회가 가진 구멍을 비추는 거울이기에 문제의 탓을 아이들에게 돌리는 건 무의미하며, 이는 오히려 세대 간의 격차를 벌이는 원흉이다. 아이들이 볼 콘텐츠를 만들 지금 우리 세대가 앞으로는 이런 지점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