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토끼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7
존 업다이크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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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래빗이라는 별명을 가진 해리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다.

학창시절에는 잘 나가던 농구선수였는데, 계속 농구선수로 잘 나갔으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꿈이 좌절된 후 그에게 남은 것은 구질구질한 현실뿐이다.

알콜 중독자인 아내, 먹여 살려야 하는 자식, 매일 매일 되풀이 되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

어느날 해리는 집을 탈출해 집에서 멀리 도망치고자 하는데

막상 집에서 먼 낯선 곳에 가려니 좀 무섭다.

그래서 찌질하게 집 주변에서 얼쩡거리는데...

이소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을 정말 그럴 듯하게 그려놓았다.

해리는 철도 없고, 책임감도 없지만 왠지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다.

속된 인간을 매력적인 문장으로 그려 놓아 뭐 이런 인간이 있어? 하면서도

계속 읽게 된다.

너무 키가 커서 토끼 같아 보아지 않지만, 하얀 얼굴의 폭, 파란 홍채의 창백함, 입에 담배를 찔러 넣을 때 짧은 코 밑이 신경질적으로 파닥거리는 모습은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어느 정도 설명을 해준다.

래빗은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복도로 나가는 하얀 문에 비친 자신의 흐릿한 노란 그림자를 보며 자신이 덧에 걸렸다고 느낀다. 확실히 그런 것 같다. 그는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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