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제공 #서평나이키 코르테즈가 원래 러닝화였다는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을까. 지금은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는 코르테즈는 1960년대에는 쿠셔닝 기술로 러닝화의 혁명이라 불렸던 신발이다. 당시엔 최첨단이었지만 이제 그 정도의 기술은 운동화의 기본이 되었고 코르테즈는 오히려 러닝화가 아닌 스타일의 상징으로 남았다.이케다 미쓰후미의 <걷는다>는 건강을 위한 지침서라기보다 ‘걷기’라는 행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탐구와 실천이 담긴 에세이다. 경제잡지 기자인 저자는 걷기의 효능 뿐 아니라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하는지, 걷기 속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주제를 확장한다.특히 발과 신발에 대한 저자의 시선이 흥미로웠다. 초등학교 시절 아킬레스건염을 시작으로 나는 늘 발을 조심하며 살아왔다. 아치가 약해 인솔과 쿠셔닝이 좋은 신발을 고집했고 운동화는 러닝화가 최고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고기능성 신발이 발의 근육을 약하게 만든다고 말하며 맨발 걷기나 제로 드롭 운동화를 제안한다. 낯설지만 설득력 있는 관점이었다.인류학자 제레미 데실바는 내가 도달한 하나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한마디를 단적으로 던지고 있다.인간은 아치의 손상, 무지외반증, 망치족치(Hammer Toe 발가락 첫째 마디가 구부러진 질환), 발목의 전하경비인대(AiTFL) 손상 등 이런 저런 발의 불편함에 시달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더구나 발의 대부분은 신발-인류가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게 한 테크놀로지-에 의해 악화된다. p.186책의 마지막 장은 저자가 아들과 함께한 자연 속 여행으로 마무리된다. 인간은 자연과 연결될 때 본능적인 행복을 느낀다. 여행의 목적이 관광이나 서점, 카페 투어가 아닌 오롯이 걷기 그 자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전환을 해볼 수 있었다. 요즘 러닝이 큰 유행이지만 나는 여전히 걷는 사람이다. 달리는 사람들의 도약이 부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내 발 상태로는 무리라는 것을 잘 알고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방식대로 발을 단련하면 나도 뛸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덧붙여 유발 하라리의 인용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며 저자와 나의 취향이 닮았다는 반가움도 느꼈다. #걷는다 #이케다미쓰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