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와일딩 선언 - 자유로운 야생으로의 초대
김산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서평

‘리와일딩(rewilding)’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생소한 개념이라면 이 책은 리와일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화두는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이다. 도로에는 전기차가 늘어나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며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결국 인간이 스스로 파괴한 자연 속에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삶을 이어갈 수 없다는 자각의 결과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저자는 리와일딩의 중요성을 알리고 대중화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인간에 의해 사라진 종들로 불균형해진 생태계를 바로잡는 것은 우리의 적극적인 책임이라는 철학적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리와일딩은 말 그대로 야생을 되돌리는 일이며 책은 독자로 하여금 야생의 속성과 그 역사적 배경을 차근히 이해하도록 돕는다.

리와일딩은 상위 포식자와 대형 초식동물 그리고 핵심종의 복원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단순히 숲을 가꾸자는 환경보호의 차원을 넘어 생태계 내 동식물들이 상호작용하며 선순환을 이루는 이상적인 공간을 지향한다. 특히 ‘두려움의 경관’과 ‘영양 폭포’ 효과는 이러한 야생 생태계의 관계적 역동성을 잘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핵심종의 개념은 올해 읽은 엔리크 살라의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통해 처음으로 접한 바 있다. 또한 <리와일딩 선언>에서도 등장하는 미국 옐로스톤의 늑대가 남긴 교훈도 언급되어있다. 결론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자연>에서는 ‘재야생화’라는 언어를 사용했을 뿐 맥락은 동일하다. 그렇기에 일부를 다시 복습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의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서 개인과 민간단체, 정부 주도의 리와일딩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저자 또한 생명다양성재단을 이끌며 파주에 약 400평 규모의 땅을 매입해 직접 리와일딩 실험을 시작했다. 농경지로 사용하던 장소가 변화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책에 수록했다.

인간이 야생의 방문자이든 조력자이든 혹은 일부이든 인간이 리와일딩의 필수적인 한 부분이라는 데에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 그보다도 더 근본적인 이유가 하나 있다. 바로 인간의 경험을 위해서다. 몽비오의 말처럼 생태적 권태에서 벗어나 하나의 생명으로서 마땅히 접하고 누려야 할 진정한 자연과 마침내 연결되기 위해서다. 자연 자체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다시 설정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p.198


비교적 작은 책이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10년 뒤 우리 곁에 펼쳐질 리와일딩의 찬란한 모습이 기대된다. #리와일딩선언 #김산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