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미르 파란시선 127
류성훈 지음 / 파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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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훈 시인의 두번째 시집 

보이저 1호에게 시집에서 참, 순수 소년을 보았다면

라디오미르에서는 한껏 성숙해진  

상처를 봉하고 그 상처가 잘 아물도록

지혜롭게 대처할 줄 아는 어른의 시인이 서 있는 느낌이다.

 

보이저 1호에서는

시인만의 아픔이 있음과 

그 아픔에 대한 처연함이 짙게 드러난다. 

관계의 복잡함.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 관계, 문학 속에 서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헤어진 연인들과의 관계, 이 모든 신뢰라는 복잡한 관계 속에서 겪는 즐거움

그에 반한 실망과 상처, 이 모든 복잡한 감정을 담은 보이저 1호에게 



시간이 흐른 지금 시인은 라디오미르, 

두 번째 시집을 통해 

해결될 수 없지만

아픔을 잘 봉하고 좀 더 견고해진 시인의 모습이

시에 담겨져 있다.


시의 제목이 한껏 자유롭고 익살스러운 구석도 간혹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시집에서

테디베어가 웃는다는 제목도 좋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다.


류성훈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라디오미르는

무엇보다도 시 속에서 드러내는 안정감.

시들이 진행 중인 감정이 아닌, 옛 일을 이야기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할 정도이다.


이마도 시인은

과거로 아주 오래전의 과거로 복잡한 감정들을 

돌려 놓음으로써 모든 것이 조금은 진정되었고 

이젠 좀 어떤 일에도 덜 아프다는 

삶의 대처 방법, 타인의 소리에 요동치지 않는 

대처 방법인 - 또 한 번 성숙을 한 듯하다 

사람은 끊임없이 성숙을 한다 

끊임없이 좌절하고 끊임없이 행복해 하고 

끊임없이 울기도 하고 끊임없이 웃기도 한다

시인은 지금 행복한 듯 하다


능(부문) - 류성훈

벚나무가 눈부시게 너덜거린다 

가지마다 따가운 옛날들이 몸을 떨고 바람으로 돌아간 몸들이 다시 나무로 돌아온다

진심이 되어보는 시간은 삶 이후에나 있고 우리는 능히 서로의 끝이 되어 바라보는 꽃,

개화와 개화와 개화와 개화는 모두 떠밀려 왔다 떠밀려 가는 비유였지만 우리는 늘 

냉해 입은 꽃눈처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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