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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조숙영 옮김 / 르네상스 / 2004년 6월
평점 :
우리나라 부동산의 10%이상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고, 주식시장을 좌우하는 것이 외국인의 애도, 매수세라는 이야기가 이제 낯설지가 않다. 난 우리 나라 주식을 외국인이 살 수도 있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주식의 흐름에 무식하지만 자본의 종속화라는 주제를 쉽게 끌어낼 수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종속화란 결국 식민지화 아닌가...
이 책은 섬뜩하게 지구의 현실을 보여준다. 어쩜 이렇게 차분한 말투로 이렇게 끔찍한 이야기들에 대해 이렇게 정확한 비판과 뚜렷한 분석을 가할 수 있는 것인지 저자의 필력이 놀랍기만 하다. 그 문체뿐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자료와 분석력이 놀라울 뿐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분석해놓은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다. 그 글의 내용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인식의 기회가 된다. 반복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으니, 이 책을 일단 책정에 꽂아 놓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나의 사회비판 의식을 느슨하지 않도록 하게 하고 지랄맞게 아무 때나 열받는 드러운 성질을 가라앉히는 차분함을 갖추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무쪼록 지식인이라면 갈리아노에게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거꾸로 본 현실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10여년전 쯤에 한때 대학가에 유행했던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었다. 세상은 거꾸로 돌아 제자리 찾아 간다는 노래...생맥주에 노가리, 막거리 문어발 식의 술안주를 읊으면서 이 엄청난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노래 말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도 섬뜩함을 느꼈었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 제자리 찾아 간다는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거 같지만 결국 자멸할 것이라는 그래서 원래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그 노래를 되새기게 되었다. 거꾸로 본 세상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혁명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신자유주의 역시 그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