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낯설고 익숙한 상황, 이야기의 전후 맥락을 살피기보다 자신을 불쑥 내세우는 남성성의 노출에 난 또 찔렸다. 이번엔 정신을 집중해 말했다. 내 몸을 통과한 폭력의 기억에 대한 가치 폄훼를 바로잡아야 했다. 당신의 발언은 내가 폭력의 당사자여도 문제, 아니어도 문제다. 용기 내어 자기 아픔을 터놓고 그 아픔에 같이 아파하고 감응한 사람들에 대한 결례이자 업신여김이다. 폭력의 피해를 개인의 박복과 불운으로 취급하는 것, 수치심을 심어주어 침묵을 강요하고 사적인 문제로 돌리는 관습이 얼마나 많은 폭력을 양산하고 방치하는지가 오늘 강의 주제라고 정리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