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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비채 / 2022년 10월
평점 :
' 아픔도 헤어짐도 없는 완전한 천국, 욘더
다시 만난 우리는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까? '
SF소설의 매력은 미래에 대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머릿속에 그림으로 풀어갈 수 있는 재미가 있다는 것. 또 의외로 철학적 사유들( 진정한 행복이나 인간다움에 대해)을 하게 한 다는 것이다.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 를 읽을 때도 복잡한 심경으로 혹은 고민하면서 읽느라 같은 문장을 다시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났다.
이 책의 배경은 미래의 공간이다. 발전한 뛰어난 기술들로 극한의 편리함이 당연시 되는 곳. 요리같은 것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었고 운전을 하는 행위 또한 사라진지 오래다. '핸디'라는 장치를 몸에 달고 있으면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상점의 물건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나의 취향에 맞추어 추천해준다.
그럼에도 현실은 불행으로 가득차 있다. 사람들은 그 불행 속에 괴로워한다.
질병은 극복하지 못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범죄는 여전히 존재하고.
기술과 행복은 정비례할 수 없는 관계라고 이 책은 얘기한다.
공감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 천국, 욘더를 만들어냈다.
이 책의 제목인 #욘더 는 종교가 아니라 기술로 만들어낸 천국이다. 하지만 '진정한 믿음'이 있다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욘더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여 몸을 버리고 정신만, 영혼만 이주하여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곳이다. 몸을 버림으로서 범죄와 질병, 인간을 괴롭히는 온갖 번뇌와 생각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이 책에서처럼 많은 사람들이 욘더로 가는 길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내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면, 범죄피해로 평생 고통받아야 한다면..
주인공은 아내를 질병으로 떠나 보내고, 아내가 살고 있는 욘더로 결국 따라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다. 몸의 한계를 극복했으므로 당연히 아프지도 않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주인공과 아내, 그리고 상상으로 만들어진 아이까지 행복하게 살아간다.
'영원'과 '이상'의 공간 욘더.
하지만 그 공간이 진짜 행복이 아님을 주인공도, 죽은 아내도 깨닫게 된다. 자신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아기에게 아무리 젖을 물려도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공허한 행복의 공간 욘더..
" 자라나질 않잖아. 내가 아무리 젖을 먹여도 늘 그대로야. 어디가 아파서 날 애타게 하지도 않고 안을 때마다 조금씩 더 무거워지지도 않고. 그러니까 여기 욘더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야. 영원한 죽음이지. "
" 내가 당신을 만나 사랑했던 삶. 그 삶을 진정한 의미로 남겨두고 싶은거지. 당신과 만나 행복했던 그 짧은 순간들. .. 그 순간들이 정말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 "
욘더라는 곳이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다면, 누군가는 선택할 것이고.. 누군가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욘더라는 공간을 통해 진짜 삶과 행복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나의 답은 괴롭고, 아프고, 미칠 것 같은 지경이더라도 진짜 살아있는 '생생한 삶'이 진짜가 아닐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