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의 낮잠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9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한수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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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은, 지난 번에도 한 번 이야기했지만요, 단행본으로 만나는 세계 창작 그림책이랍니다.

단행본으로 만날 수 있으니, 한 번에 다량으로 구입해야 하는 전집에 비해 가격 부담도 적고요.

칼테콧 수상작 등 다수의 수상작들과 수상작가들의 그림책이 포진하고 있어서 

퀄리티가 들쑥날쑥한 전집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작품성이 균질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한 권을 골라 집어도 괜찮은 책을 잘 고른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은, 245번까지 나와있군요.

245번 책은, <토끼 아저씨와 멋진 선물>이라는 책이네요. 이 책 역시 표지 그림이 참 이쁘군요. 조만간에 구입해야겠어요.

여하튼 저 역시 꽁알이가 4살 무렵부터 한 두 권씩 틈 나는 대로 사 모으고(?!) 있는 중이랍니다. 흐흐흐.


이렇게 단행본들을 접하게 되면 아무래도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가끔은 한 작가로만 주르륵 구입하게도 되더라구요.

아이들에게 한 권씩 한 권씩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사서 모으는 재미도 가르쳐주는 셈이라 엄마 입장에서는 꽤나 괜찮답니다.


개구리의 낮잠.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9. 


<개구리의 낮잠>.
 표지의 그림만 봐도 누가 그렸는지 딱 알겠습니다-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이군요.
저희 집에서는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와 <한 마리 돼지와 100마리 늑대>를 통해
이 작가의 그림을 이미 접했던 터라 아이들이 무척 반가워하더라구요.
저 역시 이들 작품을 통해 이 작가의 매력을 느껴보았던 터라 무척 기대가 되었어요.

이 책 <개구리의 낮잠>은 2002년에 발매된 책이랍니다.

저희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나온 책이라 사실 저도 이번에 처음 만나보았어요.

아직은 이 작가에 대해 그렇게 빠지지 않아서 그런지 집에 있는 책 말고는 본 적이 없는 터라 이 책이 어떤 책일지 더 궁금했어요.


 

 

며칠 동안 비가 오지 않았으니, 개구리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굳이 양서류에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이 여름날을 떠올리며 책을 읽어나갔더니, 아이들은 개구리의 심정을 쉽게 이해하더라구요.

사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단촐했어요. 차근차근 읽어주니, 아이들이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더라구요.



조금 지나자, 밑에서 무엇인가 불쑥 나타났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아이에게 그림에서 이상한 걸 찾게 했어요.
그랬더니 대뜸 저 초록색 갈고리 같은 걸 짚더라구요.

-저게 무얼까.

아이도 함께 궁금해합니다.

후크선장님 손같답니다. 흐흐흐 제이크와 네버랜드 해적들을 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겠지요.
뾰족뾰족 이빨 같기도 하답니다.


책장을 넘기니, 답이 있군요.

앗. 사마귀다!

그렇군요. 그 갈고리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사마귀였군요.
개구리를 한 번에 낚아챌 듯한 사마귀의 갈고리 앞발.

이런이런 일생 일대의 위기, 일촉즉발의 위기앞에서도 우리의 개구리는 낮잠을 자고 있어요. 입 모양을 보니 좀 깊이 잠든 것도 같아요.

그런데... 바로 그때

오잉? 바로 그 때. 라는 문구가 이상하군요.  

 

 


네. 페이지를 넘기니, 밑에서 무엇인가 불쑥 나타났군요.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던 사마귀가 줄행랑을 치는 것을 보니, 무언가 더 무서운 놈이 나타나려나 봅니다.

앞발만 봐서는 잘 모르겠지요!



누군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려는 아이들을 제지하며 겨우 글을 다 읽고, 함께 넘겨봅니다.

앞발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도마뱀이군요!

큰 글자를 큰 목소리로 호들갑스럽게 읽어 주니 아이들이 깔깔깔 넘어갑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우리의 개구리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있어요.

어떻게 하지요!!!

두 녀석들이 난리입니다. 개구리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입니다.



독수리가 나타났는데도 우리의 개구리는 참으로 속 편하게 깊이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독수리까지 나타났으니, 아이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우리의 개구리, 낮잠을 무사히 잘 잘 수 있을까요?


두 녀석 다 이 책을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반복되는 문장 구조 덕분인지, 읽어주는데 리듬감이 느껴져서 읽는 엄마도 재미가 있었고요.
바로 그 때, 페이지 넘기고, 앗, OOO(이)다!의 수수께끼 형태의 구조도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좋았어요.
먹이사슬이라는 단순한 이야기거리를 개구리의 낮잠 속에 녹여낸 작가의 아이디어도 대단하지만,
그 덕에 페이지를 넘길수록 커지는 긴장감이 아이들을 책에 빠져들게 한 것 같아요.

7살 큰 아이보다는 4살 작은 아이가 이 책을 더 좋아해서요. 거의 매일 한 두번씩 이 책을 읽어주었답니다.
큰 아이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책으로 먹이사슬과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심화해보았고요.
엄마는, 개구리의 저 무사태평한 마음이 참 부러웠기도 하고요.

이번 달에 책을 구입할 때는 이 작가의 다른 책, 찬성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책을 읽고나니, 역시나 재미있었거든요!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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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을까?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5
이재희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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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결이예요.

일곱살 큰 아이와 네살 둘째아이가 잘 보는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시리즈에서 새로운 책이 나왔군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은 시공주니어에서 만든 우리나라 창작 그림책 시리즈예요.

전집이 아닌 단행본으로, 우리나라 창작 그림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요.

이번에 만나게 된 새책은, 바로 '어디에 있을까'랍니다.

 

 

어디에 있을까.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5. 이재희 글, 그림.  


비가 옵니다. 고양이 세 마리가 분홍 우산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어요.

분홍 우산도, 숲속의 모습도 참 이쁩니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비를 피하고 있는 이 우산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표지를 보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은 '어디에서 왔을까요?'가 아닌 '어디에 있을까?'입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집니다.


두 아이와 함께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기로 합니다.

 


그림과 여백과 글. 읽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는 목소리도 함께 차분해지고요.


가만 가만 읽고 있으니 멀찌기서 듣고 있던 큰 아이도 당겨옵니다.

자기의 연필 이야기를 하며 추임새를 넣는 아이들.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그러다가 '그 연필, 어디에 있을까?'라고 하니

자신의 연필 생각이 났나봅니다.

"내 연필 어디에 있지?" 라고 되묻습니다.


아하! 그 연필은 다람쥐 친구들의 뗏목이 되었군요.


그런데 우리 꼬맹이의 연필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이가 무엇인가를 찾습니다.

가만 보니, 주인공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초등학생쯤 되어보이는 것 같지요?

꽁알 꼬맹이는 이 그림을 보며 학교에 대해 막막 이야기를 합니다.

아마도, 아직 학교 가기 전이라 그렇겠지요?

학교, 막연히 유치원과는 다른, 뭔가 새롭고 설레이는 곳. 그러면서 겁도 나는 곳.

일곱살 꼬맹이에게는 그런 곳이지 싶습니다.


여하튼, 여자아이는 무엇을 찾을까요? 


그렇군요. 필통을 잃어버렸군요.

아끼다가 필통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렸군요.


그러고보면 한 때는 소중히 여겼던 그 물건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하... 숲속 개구리 친구들의 소중한 놀이터가 되었군요.

올챙이들도 헤엄을 치고 있고요.


나에게 소중했던 무언가가 쓸모 있게 사용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비가 옵니다. 우산을 챙겨오지 않았군요.

우산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뒷모습이 아련해보입니다.


신발장에 넣어둔, 그렇지만 지금은 사라진 분홍색 우산이 떠올랐군요.

분홍색 우산. 어디에 있을까요?


아하! 분홍색 우산은 숲 속에서 고양이들이 비를 피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군요.

표지 그림처럼 말이지요.


빨간색 필통, 분홍색 우산, 목걸이.......

어디에 있는 걸까?


모두 어딘가에 잘 있겠지?


그렇겠지요. 이처럼 잘 있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잘 있었으면 좋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와 함께 소중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소중한 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소중하게 여긴다고 하면서 깊이깊이 보관해 쓰임없이 두면 좋을까.


소중하기 때문에 잘 보관해서 오래오래 간직하는 것도 좋지만

어찌보면 적절하게 쓰임을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했고요.

한편으로는 한 때는 무척 소중하게 여겼지만 이제는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물건들의 안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답니다.

둘째에게는 조금 어려웠지만, 큰 아이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난 직후라 그런지 곧잘 이야기도 했더랍니다.


생각할 거리가 무척 많은 그림책, 어디에 있을까.

덕분에 큰 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 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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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 그림책이 참 좋아 26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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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만나보고픈 책이었어요. 이 책은요.


사실, 처음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제목을 보고 아, 엄마의 말[言]이구나. 라고 생각한 채,

엄마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도대체 어떤 엄마의 말이 책에 담겨졌을까. 믿고 끝도 없이 궁금해졌답니다.

하지만, 소개글을 읽고, 다시 표지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아. 엄마의 말이 말[言]이 아니라 말[馬]이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말이지요. 도대체 엄마에게는 어떤 말이 있는지, 참으로 궁금해졌답니다.

그래서 만나보고 싶었지요. 딸과 함께 읽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저를 위해 읽어보고픈 마음에서요.  



엄마의 말, 최숙희, 책읽는곰, 2014.


다섯 마리의 말을 가슴 속에 포근하게 품고 있는 엄마.

엄마의 품은 이다지도 넓고, 포근합니다.


뭔가 포근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내심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말이 좋았어.


첫 페이지에서 만난 아이는, 딱 우리 꽁알 꼬맹이 또래의 아이입니다.


사실, 이 책이 도착했을 때, 아이들 저녁 시간이라, 큰 아이보고 먼저 이 책을 읽어보라고 했지요.

아이에게 읽어보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좀 해달라고 했더니

아이가 그럽니다. '엄마, 말 한 마리가 바다로 가버려서 엄마가 슬퍼했대.' 밑도 끝도 없이 이게 무슨 이야기아 싶었지요.

그래서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데? 라고 물으니 아이는 해맑게, '응. 엄마가 그럼 우리 밥 다 먹이고 읽어봐.'라고 말합니다.


아이를 재운 후, 조용히 저도 책을 읽어보았답니다.   



순한 눈망울도 좋고/보드라운 갈기털도 좋고/무엇보다 굳센 다리가 좋았어/말은 그 다리로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


아이가 말을 좋아한 이유입니다.


그림책을 읽는데, 이유없이 마음이 차분해져 옵니다.

다만 저는 아이가 말을 좋아하고, 그 말을 좋아하는 이유를 읽었을 뿐인데도 말입니다.

그림이 주는 느낌때문일까요.

그러고보면 정말 그림책의 힘이라는 게 있기는 하나봅니다.


하지만 아이는 어디에도 갈 수 없었어.


말의 형상을 한 구름은 아이가 생각한 대로 자유롭게 여기저기 갈 수 있지요.

하지만 아이는, 현실이라는 땅에 발이 묶여 아무데도 가지 못합니다.

그 말을 바라보는 아이는, 등에 어린 동생을 업고, 양손에 각각 동생 하나씩 손을 잡은채, 동생들을 돌보아야했으니까요.


아이는 고삐에 매인 말처럼/아버지의 말뚝 둘레를 맴돌았어/그렇게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처녀가 되었지.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 아버지를 둔 아이는, 마음 속에 담겨진 꿈보다는 그렇게 집안 일을 도우며 어른으로 자랍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여전히 파란 말이 한 마리 살아있었지요.


그리고 처녀가 된 아이는, 말을 타고 나타난 이웃 총각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그 말은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면서 말입니다.


엄마가 된 아이는, 다섯 아이를 낳아 기르며 산동네 가파른 곳에 내집을 마련합니다.

그렇게 엄마의 마음은 일상속에서 두둥실 행복을 피워나갑니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던 어느 여름


바다를 좋아하던 망아지 한 마리가 바다로 떠났어/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지.


엄마는 한 아이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가슴을 움켜쥐고 슬퍼하는 엄마의 모습이. 정말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책장을 넘기는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군요.


하지만 엄마는 다시 일어서야만 합니다.

아직 엄마에게는 지켜야할 남은 아이들이 있었으니까요.


막내야, 말 한 마리만 그려 줄래?

엄마는 언젠가부터 크레용을 /손에서 놓지 않는 막내에게 말했어/막내는 서툰 솜씨로 열심히도 그렸지/막내의 손끝에서/엄마의 망아지가 되살아났어.


막내를 바라보는 엄마의 포근한 눈길. 뭔가 꿈꾸는 듯한 표정.

그리고 그 표정을 알지 못한 채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막내.


엄마가 되어서인지, 그 감정을, 그 상황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카네이션 꽃이 핀, 들판에 서 있는 말 한마리.

이젠 그림 하나 하나가 허투루 보이지 않습니다.


푸른 들판을 달리는 망아지가 한 마리 한 마리 늘어 갈수록/엄마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도 한 겹 한 겹 걷혀 갔어.


공교롭게도 삽화 속의 망아지는 모두 다섯입니다.



그리고 엄마의 말들은 모두 엄마의 품을 떠납니다.

엄마가 되고 싶었던 모습으로, 엄마가 살고 싶었던 세상으로 말이지요.

날개를 훨훨 달고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 엄마는 망아지 한 마리를 품에 안은 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엄마는, 하얀 도화지 가득 말을 그립니다.

엄마만의 말을 말이지요.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일까를 놓고 고민을 했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어도 괜찮은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분명, 엄마가 된 딸을 위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무척 많이 했답니다.

그 딸에게 해 주는 엄마 이야기인 것이지요.

혼자 큰 것처럼 잘난 척 하지만, 사실은 엄마의 희생과 도움으로 이렇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반성하게 해 주는 그런 엄마 이야기요.


자신의 꿈은 접고, 오로지 자식을 바라보며 한 세상 살아온 우리 엄마, 그 엄마가 떠오르는 책이었답니다.

책을 보는 내내 예전에 보았던 '친정 엄마'나 '어머니'같은 연극이 떠오르기도 했고,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으니까요.

날개를 달고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말들을, 망아지 한 마리를 안은 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괜히 우리 엄마가 오버랩되기도 해서... 더 마음이 짠했지요.

나를 위해 이젠 좀 쉬셔도 되는데,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친정 엄마가 말입니다.


엄마에게 오늘은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고 싶어요.

물론 무뚝뚝한 경상도 딸내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툴툴거리겠지만요.



엄마, 고맙습니다.





[이 글은 도치맘까페에서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 읽는 곰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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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독학 - 정글 같은 일상을 유쾌하게 사는 법
권희린 지음 / 허밍버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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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가 아닌 책은, 정말 오랜만에 읽는군요. 가끔 소설이나 에세이류를 읽기는 하지만 사실 리뷰를 남기지는 않았지요.

대부분 읽고 난 직후에 뭔가를 끄적거리지 않으면 휘발되는 저질 기억력 때문에 그렇기는 하지만요.

아이 셋을 키우며 저질 기억력은 더욱 나빠지려고 하는 중이기 때문에 이번엔 애써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육아서나 그림책이 아닌 종류의 책으로는 이 책이 처음인지라 꽤나 진지하게 읽으려고 했지만

네. 세 아이가 교대로 아프고, 심지어 두 달 된 셋째까지 심하게 아팠던 통에 책을 진득하게 붙잡고 읽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진득하게 붙잡고 읽지 않아도, 한 꼭지만 읽어도 뭔가 시원하게 뻥- 뚫리는 느낌이랄까요.

그것은 아마도, 작가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드러낸다고 표현한 하이힐,

그 하이힐의 경쾌한 발자국 소리와 같은 발랄할 또각거림과 책이 읽히는 속도감이 비슷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 인생독학은 정글같은 일상을 유쾌하게 살아내는 저자만의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 셋은 다음과 같답니다.

  

1.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2. 나만의 확고한 주관과 깡다구가 필요하다.

3. 인생은 셀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

 

책을 읽다보면 다방면으로 독서했을 뿐만 아니라, 책이 주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소화해 그것을 전해주는 작가의 모습과 종종 부딪힙니다.

책에 대한 작가의 애정, 열정은, 각 소제목의 내용에 적절한 책을 읽음직스럽게 소개해주어서 '아, 나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자꾸만 들게 하더라구요.

물론 읽었던 책에 대해서는 '맞아. 그랬었지!'라고 새삼스럽게 무릎을 치게 했고요.

2번째와 3번째의 생각은, 삶을 회피하지 않고 부딪혀 깨져본 사람만이 아는 결론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렇기에 이처럼 당당하게 우리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여하튼, 이 방식. 참으로 배우고 싶습니다.

 

굳이 1장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고,

중간중간 끌리는 대로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인생독학은,

책의 표지에 적혀 있듯 '정글같은 일상을 유쾌하게 사는 법'이라는 부제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에는 이런 류의 책이 흔히 가지고 있는 유쾌함도 당연히 있고요.

덧붙여 작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참으로 세련되게, 당당하게 살 것을 조언하고 있어서 생각해 볼 거리도 많아요.

그 당당한 자신감에, 책을 읽다보면 나도 이렇게 살 수 있겠구나라는 작은 자신감도 얻게 되고요.

 

여행과 책, 음악과 영화. 다방면으로 뛰어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주제에서 벗어남이 없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그리고 그 경험이 정리된 후에 나오는 성찰이 마냥 무겁지만은 않게 다가와,

작가와 동년배로 추정되는 저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더러더러 주더라구요.

 

참,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다 읽지 않아도, 그 책들의 내용을 잘 정돈해서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요.

물론 저 역시 100%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다 읽지는 않았더라구요.

그래도 제법 읽은 책이 있어서, 언급된 책들이 무척 반갑기도 했고요. 처음 접한 책들은 틈을 내어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답니다.

작가만의 삶의 방식, 그리고 그것을 솔직히 책에 적어놓은 모습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어요.

작가의 삶의 방식은 다소 튀는 듯해도 그것이 어쩌면 자기다움을 만들어내는 힘이 될테지요.

그리고 그 힘들이 모여서 작가의 삶은 여전히 청춘의 현재진행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살포시 해보았답니다.

그러면서도 담담히 자신만의 생각을 펼쳐나가는데, 삼십대 중반을 달리는 제게도 울림이 컸지만,

이제 막 세상에 부딪히기 시작한 이십대 친구들이 읽어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회한 속물이 되기 보다는 여전히 청춘으로 살아가고픈 저에게

어떻게 하면 이렇게 정글과도 같이 험악한 세상 속에서 재미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

나름의 방식을 열어준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지니며 나 역시 나름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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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3
이상교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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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결이예요.
오랜만에 책 리뷰글을 남기는군요-
  
그럼 이번에 저와 꽁알이가 읽어본 빈집. 함께 살펴볼까요?
 
 

 
이 책, 빈집은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걸작그림책 43권에 해당해요.
 
제목과 그림이 주는 느낌, 어떠한가요?
 
꽁알이와 책을 읽을 때는 그림이 주는 느낌이나 제목이 의미하는 걸 가지고 이야기를 종종하는데요.
물론, 책을 받자마자 꽁알이가 정말 빠른 속도로 스스로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말이죠.
이번에는 그림과 제목으로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엄마는 참으로 이 책이 좋았다는 거, 왜 그랬을까요?
여섯 살 꽁알이에게는 조금 어려웠지만, 엄마는 마냥 좋았던 이 책, 빈집을 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그림- 한 번 보셔요.
툭툭 던져놓은 듯한 사물의 이미지와 툭툭 던져놓은 듯한 단어들이 잘 어울려요.
 
할머니, 아기, 장롱, 항아리, 강아지 집.
 
선뜻 이 단어를 엮어 이야기를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민들레 홀씨 같은, 혹은 강아지풀 같은 무언가와 빈 병, 베게, 빗자루, 널브러진 인형.
 
이 그림들 역시 선뜻 엮어내기가 쉽지 않아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아하. 이삿짐을 싸고 있는 중이었군요.
 
다 데리고, 가지고
이사를 가면서
 
그런데, 이삿짐이 그리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작은 트럭하나, 단촐하군요.
 

 
집은 그냥 두고 가더란다.
 
네. 의미를 연결하기 위해 이 페이지를 담았지만
실은 그림을 보려면 두 페이지를 다 봐야해요.
조그만 차는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집만 두고 떠나고 있어요.
 
차를 보내는 산의 표정이 밝지 않아 보이는 것은 저만 보이는 걸까요?
아무렇지 않게 책을 읽어낸 꽁알과 달리, 저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더라구요.
작가의 서정적인 감성- 혹은 사물을 보는 새로운 눈의 발견 때문인거지요.
 
흔히 시인은 사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빈집 역시 이사를 떠나는 사람의 시선이 아닌, 빈집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있답니다.
바로 집은 그냥 두고 가더란다에서 그 시선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작가의 이 새로운 시선이 참으로 좋았고요.  
 

 
다락, 툇마루, 문지방,
댓돌이 울더란다.
미닫이문이야 속으로 울었겠지.
 
남겨진 집의 구성원들은 당연히 떠나보낸 직후, 남겨진 자들의 쓸쓸함이 깃들었겠지요.
어쩌면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마음이 빈집에 여전히 남겨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왜 떠나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떠난 사람들도 떠나고 싶어 떠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서운해하고, 쓸쓸해하는 빈집에
 
-우리 모두 함께 살러 가자.
 
고 하며 고양이들이 몰려옵니다.
 
들깨. 엉겅퀴, 도깨비바늘과 같은 잡초 혹은 풀들도 살러가자고 합니다.
 
 
사람이 떠나고 난 빈집에
들짐승과 들풀이 뽀얗게 자리를 틀었습니다.
 

 
그리하여
처음 표지에 있던 시커먼 빈집은
이렇게 고양이가 웃음짓고, 알록달록 예쁜 들풀이 꽃을 피우는 생명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사람이 떠난 빈집은 을씨년스럽고, 적막하고,
관리가 되지 않아 들짐승과 잡초가 가득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 을씨년스럽고, 적막하고, 관리안된 그리하여 살림의 의미가 사라진 빈집을
오히려 사람이 떠난 빈자리에 생명력이 강한 들짐승과 들풀이 자리잡아 새로운 살림의 터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사물에 대한 따스하고도 새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으니
엄마인 저로서는 참으로 좋았을 밖에요!
 
물론, 꽁알이는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지만요-
점차 시간이 지나고 생각이 자라면
이렇게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겠지요.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 책, 빈집의 전문이 수록되어 있어요.
한 편의 시군요.
그 한편의 시로, 예쁜 그림책을 만들었군요.
 

 
그리고 그 다음, 작가의 말 속에서, 작품의 의미를 읽을 수 있었어요.
그 어떤 작품 해설보다도 작품이 담긴 정서를 잘 설명하는 작가의 말-
사람이 떠나고 아무도 없는 빈집이, 알고 보니, 여러 들풀들이 가득차 있는, 그리하여 빈집이 아니었다는 깨달음.
 
 
사물을 하나의 시선으로만 보지 않고,
뒤집어 다르게 보면 이렇게도 달리보인다는 것을-
 
그리고, 사물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가의 말 덕분에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참으로 마음이 따스해졌답니다.
 
꽁알이는 책을 읽고 나서, 별말 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래도 언젠가 꽁알이와 함꼐 이 정서를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덮었지요.
이 정서를 느끼는 게, 여섯 살 꼬맹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일테니까요.
 
 
 
좋은 책, 참으로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은 시공주니어 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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