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준아,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었어도 이 놈의 질긴 정이라는 건 쉽게 안 변하더라. 이 좁은 거리에 슈퍼도 청과도 정육점도 사라지고 덩그러니 나 혼자 남으면 그게 무슨 의미겠니? 엄마 미용실은 또 얼마나 오래갈까? 누가 알아. 당장 다음 달에 바로 옆에 3층 짜리 헤어숍이 오픈할지? 엄마 미용실을 찾는 단골들? 다들 청과랑 슈퍼 아줌마가 입소문 내 줘서 찾은 손님들이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 같지? 당장에 나한테 아무런 피해가 안 올 것 같지? 반대로 나에게만 손해될 것 같지? 나한테는 아무런 이득도 없을 것 같지? 하준아, 멀리 보면 절대 아니야. 내 옆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지면 결국 나도 언젠가는 같이 쓰러지게 되어 있어. 참 삶이라는 게 도미노 같아서 내 앞에서 누군가가 버티고 넘어지지 않으면 그 뒤에 있는 나도 넘어지지 않게 돼. 엄마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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