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을 읽다 보면 가끔 어색한 문장도 있고 한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을 한 군데도 못 찾았다. 작가님이 굉장히 능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 내용도 외국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잔잔하고 모난 데 없이 흘러갔다.
그런데 정제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인지, 중반을 넘어서까지 별다른 재미를 못 느꼈다. 주인공도 세상도 차분해서 읽는 나까지 차분해지는 느낌. 삼분의 이 지점까지는 매일매일 조금씩 쪼개서, 약간의 의무감으로 읽었다. 기대감을 놓고 차분히 읽었더니 웬일로 마지막 부분에서는 또 재밌어졌다. 공과 수가 업무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본격적으로 얽히게 되는 시작을 본 것 같았다. 처음에는 1권만 보고 말 것 같았는데 후반부를 보니 또 뒷권이 궁금하기도 하고. 막 자극적인 느낌이 아니어서 뒷권이 당장 급하지는 않으나 조만간 계속 이어 읽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