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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 반비 / 2024년 4월
평점 :
📚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황의진 | 반비
🤳고등학교 때 나의 별명은 “파워블로거”, 줄여서 파블이었다. 그때 당시 블로거였냐고 물어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가 나의 대답이다. 그 당시의 파워블로거의 의미는 현재의 #인플루언서 정도 쯤으로 사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고 남기는 걸 좋아했다. 행사나 졸업사진을 찍을 시즌이 되었을땐, 친구들의 나의 카메라 액정 속으로 들어와 다 같이 사진을 남기곤 했다. 2013년도부터 사용하던 아이폰의 덕을 톡톡히 본 것 같기도 한다. 사진찍는 것을 좋아해서 방학 프로그램으로 필름카메라 클래스를 듣기도 하고, 전시도 하곤 했다. 책에서 나오는 담론과의 차이점은 나는 나의 사진 말고도 다른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나를 남기는 것도 참 좋아한다. 나의 이런 특성은 우리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 아버지는 80년도에 자신의 카메라를 가지고, 90년도에는 캠코더를 구매하였다. 그 당시에도 엄청난 비용을 주고 구매한데에는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쇠약해지시면서 이제서라도 함께하는 모습들을 영상으로 남기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결단력을 가지고 Flex를 하신 것이었다. 그 덕분에 나는 90년대 아이들 치고는 어릴 적 사진과 움직이는 비디오 영상들을 꽤 많이 가지게 되었다.
🤳시간을 한방향으로 흐른다는 성격을 일찍이 깨달았다. 지금은 평범한 일상이어도 시간이 지나서 되돌아보면 너무 특별해진다. 혹은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일 것이라 생각이 그냥 흘려보낸 오늘은 일상이란 이유로 눈으로 사진을 보며 다시 반추 할 수 없게된다. 내게는 특별한 날 만큼 나의 일상도 중요하다.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이 계정은 사실 운동을 기록하기 위해서 새로이 만든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지인들만 팔로우를 하는 비공개 계정에 자꾸 나의 운동 기록을 올리기엔 무언가 부담스럽단 생각을 하였다. 그 누구도 눈치를 주진 않았지만, 나의 운동 기록만 아카이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던 차에 만들게 되었다.
그 날의 운동루틴을 글에 적고, 사진으로는 그 날의 나의 모습을 남긴다. 사진만 봐도 이 쯔음 운동 하면서 들었던 노래들도 종종 생각난다. 단지 기록을 했을 뿐인데, 기억에 나는 하루가 된 것이다.
사실 그 뿐만 아니라, 나의 #운동 이라는 주제에 맞춰, 공통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알고리즘이 형성된다는 꽤나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 끈기가 부족한 내가 지금까지 얇고 길게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건 그들의 영향도 없었다고 할 수 없다.
❓'나‘를 찍는 여자들은 나르시시스트일까?
❓“사진 찍는 거에 딱히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왜 “어딜 가든 자연스럽게 남기고 싶”으며, 또는 “이쁘게 나오는” 사진을 선호하는데도 어째서 촬영을 “자기만족”이라 여기는 걸까?
❓자기사진을 둘러싼 공포와 불안이 여전히 잔존함에도 촬영자 여성들이 자기사진을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전시하는 이유를 탐색하고자 한다. (N번방 관련한 공포와 불안)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은 이야기들을 인터뷰이들과의 대화로 진행되곤 한다. 사진을 찍는다, 셀카를 찍는 다라는 일상적인 것을 낯설게 보고 하나의 20-30대 여성의 특징 중 하나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에 대해 탐구하는 책이다.
위의 내용들을 학술적으로 읽어보고 싶은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 실제로 논문으로 쓰신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