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 1928, 부산 나비클럽 소설선
무경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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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무경 장편소설| 나비클럽

🐦‍⬛청(請)하다 : 부탁하다
🐦‍⬛청(聽)하다 : 듣다/ 들어주다 / 엿보다

왜인지 모르게 이 책의 제목에서 “청한다”의 뜻이 굉장히 중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어갈 때 쯤에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청하다가 아닐까하는 확신이 생겼다.

(고뇌한 이유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청하다의 뜻에서는 ‘듣다‘의 의미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뒤로 갈 수록 몰입되는 속도가 정말 장난 아니다. 처음에 야시고개 장을 읽을 때에는 이 책의 장르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범인을 잡는 추리물인것인가?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인건가? 혹은 동물과 대화를 하는 판타지물인가 !? 하고 말이다. 간결히 정의를 내리자면 -1920년대 배경의 탐정소설-쯤 되는 것 같다.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은 작가의 배경을 알고 읽는 것이다. 소설의 배경이 부산인데, 작가님의 고향도 부산이시다. 또한 부산의 여러 지명들의 한자가 일본어로 음독하여 표기된 부분도 매우 흥미로웠다. (한자도 함께 명기되어 있어서 읽는데 무리는 없었다.) 게다가, 소설 곳곳에 시의 구절도 언급되곤 하는데, 그 시절 젊은이들에게는 최신 베스트 셀러 작가의 인생이 담긴 한 구절이라 생각하니 좀 다르게 와닿았다.

🐦‍⬛ 아직 마담 흑조에 대해서 알아가고 싶은 내용도 많고, 마지막 기차에서의 그 회색의 존재와, 연주가 사고를 겪게된 사건들도 마저 후속으로 다뤄줬음 좋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은 소설이지만, 하나의 시나리오를 보는 듯 했다. 이미지가 참 잘 연상되고 영화화해도 정말 재밌겠다는 작은 상상을 해보았다.

🐦‍⬛마지막으로, 천연주라는 인물이 나는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그녀의 눈썰미가 굉장히 좋게 표현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녀는 눈치도, 감도 매우 좋은 편이다. 다만 다른 인물들이 그녀를 많이 경계를 하는 데에는, 아마 천연주가 그들을 꿰뚫어 보는 만큼 반대로 그녀의 속은 전혀 내비치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녀는 감정표현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능하다. (사실 능한건지, 정말 감정에 미동도 없는건지는 독자인 나도 ... 잘 모를 정도로 포커페이스 유지를 잘한다) 아마 책 속 그녀를 경계하는 인물들의 공통점으로 천연주라는 인물을 조선인 부잣집 딸 정도로 만만히 판단하려는데, 문득문득 치고 들어오는 그녀의 말에 재빨리 경계태세를 하는 것이지 않나 싶다. 필요한 말만 적재적소에 결정적 한방을 날리는 그녀의 태도가 나는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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