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밤 -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희열.
노래를 만들때 음악을 이야기할때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진지하게 임하는 음악의 자세를 볼 때 이 사람이 만든 책이라면 읽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니 22년만의 에세이라고 하니 실로 오랜만에 책을 펴낸 셈이었다. 제목과 표지마저 너무 잘 어울려 책도 펴지 않고 한참 동안 표지를 구경하였다.

밤에 에너지가 오른다는 그는 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내가 시를 읽은건가, 노래를 들은건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글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잔잔한 가운데 여운을 남기는 듯한 문장들이 빠르게 읽지 않고 느리게 느리게 읽게 되는 독서 속도를 만들어냈다. 길을 소개하고 지도까지 그려주는 여행책자 같으면서도 소담 소담 이야기하는 소리에 귀까지 간질거리기도 했다.

길 마다 신기하기만큼 저마다의 개인적인 사연이 있었고 마치 유희열의 개인의 역사를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까이 살면 책의 지도 페이지를 꺼내들고 유희열처럼 밤에 거기를 걸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감성으로 밤을 이야기해서 그런지 이 책은 저녁에 읽으니 더 집중이 되고 일과를 마치고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게 좋았다.

어쩌면 밤, 거리, 음악, 인생 등등의 일상적인 소재들이 나와 재미가 없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놀러 다니며 여행할 수 없는 지금은, 이 일상들이 소중하기만 하다. 그냥 마스크 없이 길을 걷고 골목을 누비며 다른사람과 이야기하거나 혼자 걸어보는 일상. 책을 보는 내내 일상이 고팠다.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의 낮이 너무 혼잡하게 느껴진다면 그래서 지쳐 있다면 밤을 생각해보는게 어떨까 싶었다. 밤의 적막함이 어쩌면 낮의 혼란스러움을 치유해주지 않을까. 그 치유 속에 이 책이 함께 있다면 밤의 공허함까지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 밤의 냄새를 맡고 싶다면 언제든 꺼내어 보고 싶은 책이 생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