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에세이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삼십대가 될 때 다른 친구들은 절망을 이야기했지만 혼자서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뭔가 완성되어 있고 성숙한 어른이 되어 안정적인 삶이 펼쳐질 것 같아서였다. 내가 생각한대로 삼십대의 삶은 이십대와는 다른 멋진 인생이고 아직 삼십대가 어색하기만 한건 여전한데, 사십대를 앞두고 있다. 믿기지 않지만 나이는 먹어가고 나는 아직 어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마흔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지난 여자의 삶을 이야기한 책을 보며 나의 마흔을 그려보기로 한다.


15명의 작가들, 여성 작가들이 자신들이 겪은 마흔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데 역시 똑같은 인생은 없다. 15명의 작가는 각자의 시선으로 꿈, 가족, 우정, 사랑, 일, 결혼, 등에 관해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내는데 작가라서 그런지 사족이 길고 문장 자체가 꾸밈이 많고 길다. 마치 내가 글을 쓰는 것처럼 호흡이 길어 쓱쓱 읽히지는 않지만 여운이 남는 수식어들이 많아 생각을 하게 되는 #에세이 였다.


이혼을 겪은 작가, 남자친구를 두고 애완견을 키우는 작가, 아이를 낳지 않는 작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남편과 아이가 있는 작가 등 마흔의 모습은 실로 다양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그 모습 자체로 그녀들의 세상을 따라가보니 나의 모습을 어떻게 변해있을까. 궁금해졌다.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살 수 있는게 인생이라는 글귀가 와닿았기 때문이다.

과연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나이일까 싶을 때 배우가 되어보기도 하고, 나의 안 좋은 점을 고칠 수 있을까 싶을때 그냥 나의 습관을 인정하고 그대로 바라보는 점은 사십대라서 가능한 일인것 같다. 읽으면서 특히 공감되어 본 부분은 글이 아닌 일러스트 그림이었다. 바지가 안들어가는데 이리저리 심지어 누워서까지 입어보려는 그 스키니한 바지.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니던가... 유행따라 입다가 정말 피가 안 통할 것 같은 바지를 입고 밥을 먹고 소화가 안 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지금은 그림처럼 던져버리고 없다. 마흔이 되기전에 안 맞는 옷은 나를 옷에 껴넣지말고 과감히 버리고 맞는 옷을 입어야한다는 것을 알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이렇듯 글과 그림 모두 공감 요소가 풍부했다.


중간 중간 소개해주는 작가의 작은 프로필도 글 소개 전에 있지않고 글 뒤에 있어서 선입견 없이 제대로 글을 읽은 뒤 맞이하는 자기소개라서 좋았다. 재치있는 글과 가독성 좋은 가벼운 책은 아니지만 정말 40살을 앞두고 있고 사십대를 힘겹게 보내고 있어서 다른 사람의 삶이 궁금하다면 한 챕터라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는 생각보다 평범하여 내 친구 같다는 생각을 하며 공감 하며 읽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