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공부 역사 공부 - 역사로 배우는 우리말 유래
김경선 지음, 박우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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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공부 역사공부는 제목 그래도 말공부와 역사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시공주니어의 신간입니다.

책표지만 봐도 지루한 공부가 아니라 재미있는 만화로 알려줄 것 같은 책이라

부담없이 책을 넘겨보았습니다.


말의 의미를 잘 모르는 일식이는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쓰곤 하는데,

어느날부터는 말을 잘 못 쓰면 과거로 날아가버리게 됩니다.

역사와 함께 말의 유래가 된 사건을 알아보면서

일식이는 점점 제대로 의미를 알고 말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새로 이야기가 시작할 때, 두식이가 잘 못 쓰는 상황을 만화로 알려주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운 도입부가 되어 원래의미를 궁금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짧은 이야기 속에서 충분히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로

두식이와 함께 어원에 대해 알아보게 되고

또 조선의 역사에 대해 알게되어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숙주나물의 어원이 특히 재미있었는데요,

금방 마음이 변한다고 해서 신숙주의 숙주를 붙여 생긴 이름이라고 합니다.

여기 적을 두었다가 저기 적을 두었다가 하면서

금방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걸 보고 잘 쉬는 녹두나물이름을 숙주나물이라 붙였다니

신숙주가 살아있었다면, 완전 고개를 못 들 정도로 창피한 일이로군요.


흥청거리다는 것의 어원은 연산군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흥청은 기생을 부르던 말이고, 망청은 망했다는 것으로

연산군이 천 명에 가까운 기생을 뽑아 놀다가 망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가진것도 없이 흥청망청 쓰면 망한다는 그런 말로 쓰이는 거군요.




이렇게 사람과 시대를 풍자하는 어원이 있는가하면

 '눈감으면 코베어간다'의 어원에는 우리 민족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일본인 장수가 조선인의 코를 베어오면, 상을 내린다고 했답니다.

죽은 사람의 수를 세어 그것에 비례해서 상을 주니

일본인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죽인 후에

애기 없은 엄마와 업힌 아이의 코까지 모두 베어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에비~'란 말도 코를 베어간다는 뜻으로 우리가 무섭다고 아이들한테 말할 때 쓰는거죠.

진짜 무서운 이야기고 슬픈 역사 속의 이야기네요.

정확한 어원과 뜻을 알게 되니 '눈 감으면 코베어 간다'는 말은

더 이상 함부로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시대가 생각날 것 같아서요.



각 어원이야기에는 이렇게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렇게 한 장으로 정리되어있지만, 

기가막히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어원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병자호란에서는 화양년에 대한 어원이 나오는데,

병자호란 끝에 잡혀간 우리나라 여인들이

나중에 돌아와서는 '환향녀'라고 부르다가 화양년이라 부르고,

그 아이를 오랑캐의 자식이라고 '호레자식'이라고 부르며 차별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가슴아프고도 불공평한 이야기네요.

잡혀가서 정절을 잃은 것도 억울하고 슬픈데,

겨우 고향에 돌아와선 저런 대접을 받아 자살하거나 그들끼리 모여살아야만했다니요.


<역사로 배우는 우리말 유래 ~ 말공부 역사공부>를 읽어보니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지만, 몰랐던 그 말의 어원을 알게되었습니다.

역사와 함께 하니 그 시대의 상황 속에서 생겨난 비꼬는 말도 있었고

많은 가슴아픈 말들도 있었습니다.

이제 새로 알게 된 어원은, 쓸 때마다 생각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생각하며 그 뜻을 더 깊게 생각하며

함부로 사용하지 않고 적절한 곳에 상황에서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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