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바닷가 어느 교실 자꾸자꾸 빛나는 8
최종득 지음 / 양철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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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바닷가 어느 교실을 읽고...

 

지은이 최종득 선생님과 제자들의 시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아이들의 시로 가득한 책이다. 아이들의 삶이 녹아있는 시들이 선생님에게 수많은 경험을 선물했고, 선생님은 이를 책으로 만들었다. 시 속에는 아이들의 상처와 기쁨, 그리고 수많은 감정이 서로가 서로의 근거가 되어 작동한다. 지은이는 아이들을 누구보다 지독하게 사랑한다. 보다 정확히 말해서 아이들의 생각을 지독히도 사랑한다. 시를 통해 아이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연대한다. 아이들은 시를 통해 공감의 힘을 얻고 삶의 버팀목을 만들어 간다. 게 중에는 이 버팀목을 만들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시에 녹아든 아이들의 고통은 아이들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애써 모른 척 공감과 치유의 힘을 발휘하는 선생님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금방 사라진다. 이 과정은 선생님 혼자가 아닌, 선생님과 아이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치유의 향연이다.

분노와 혐오의 사회에서 시는 어쩌면 한낱 꾸밈장치나 장식품 또는 골동품으로 취급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사회, 그리고 부모와 친구들에게 인정 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인정의 욕구는 오직 가 아닌 로서 외치는 세상에 대한 메아리이다. 시는 이 가운데서 공감의 매개체로 기능한다. 아이들이라는 존재 그 자체로 침투하는 시의 매력과 선생님의 공감적 이해가 만나면 아이들은 반드시 반응하며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어 말한다. 존재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은 없다. 그것은 그저 지지와 격려, 그리고 이해와 공감이라는 길을 거쳐야 할 뿐이다. 시는 마법이기도 하고 열쇠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주변의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시를 통해. 그리고 아이에게 말하자. “요즘 마음이 어떠니?” 라고. 한결같이 시와 함께 교단을 지키고 있는 최종득 선생님을 보며 무명교사의 존재를 잊어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아쉬움을 삼킨다. 내가 걷는 길 어딘가에도 나의 시, 아이들의 시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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