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곤충 여행 우리는 탐험가
타샤 퍼시 지음, 다이나모 그림, 박여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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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딸 아이 둘은 어찌된 일인지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작은 아이는 공원에 가면 중구난방으로 돌아다니는 개미들을 따라 다니느라 바쁘고 큰 아이는 거미집을 유심히 쳐다보며 먹이가 잡혀 있진 않은지 살피느라 분주하다. 한 여름 빗속을 기어 다니거나 볕에 말라 죽은 지렁이를 봐도 소리를 지를지 언정 지렁이 곁을 떠나지 않는 아이들이 나로썬 신기할 따름이다. 아이들은 징그럽다’, ‘무섭다하는 편견 없이 그저 새로운 세계를 엿보는 일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꿈틀꿈틀 곤충 여행>은 튼튼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진 플랩북이다. 일러스트나 색감도 시원시원하고 화사해서 곤충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도 호기심을 갖을 법하다. 벌레는 못생겼다는 편견을 깨주는 아름다운 벌레들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주는 책이었는데 아이들이 정작 열광했던 부분은 꿈틀꿈틀 징그러운 벌레 챕터다. 언젠가 보았던 익숙한 벌레들이 많이 나오는 부분이라 이건 언제 봤고 이건 누가 잡았었다며 종알종알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 다른 자연과학책에서 본 내용까지 곁들이며 열을 올린다. 바퀴벌레 하나로 이렇게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니 놀랍다.

 개미는 음식을 발견하면 다른 개미들에게 신호를 보낸다까지는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 아이는 질문한다. “어떻게 신호를 보내요?” 그게 궁금할 줄이야말문이 막힌 부모를 예상한 듯 플랩을 들추면 답이 나온다. 마지막엔 먹을 수 있는 벌레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전갈은 독이 있는 곤충으로 알고 있던 큰 아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몇 번이나 독이 있는데 어떻게 먹느냐 반문했다. 요리를 하면 독이 사라진다는 설명에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책의 추천 연령은 5-9세까지 이나 사실 큰 의미는 없다. 25개월 둘째도 플랩을 들추며 깔깔거리는 책이기 때문이다. 모서리는 둥글고 표지도 책장도 두꺼워서 오히려 어린 아이들을 배려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스본에서 나온 플랩북을 몇 권 가지고 있지만 그 책에 비하면 이 책은 즐길 수 있는 연령 폭이 훨씬 크다. 첫째는 탐험가 시리즈로 다른 여행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고 당장 보고 싶다며 성화를 부렸다. 다음은 놀라운 몸속 여행을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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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조디악 인 스크래치 북 - 나와 당신의 운명, 별자리 12
이윤미 그림 / 스타일조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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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든지 1인시대를 맞이한 요즘 혼자 노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힐링북이 대세다. 난 유행에 뒤쳐지는 편이라 이제서야 처음으로 조작북을 접하게 됐다. 그 이름은 더 조디악 인 스크래치 북크레파스로 손목이 시큰하도록 칠하고 손은 물론 방바닥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던 유년의 기억은 너무도 먼 이야기가 되었다. 컴퓨터 클릭 몇 번이면 엄마한테 등짝을 맞아가며 완성하던 스크래치 밑바탕이 도착한다. 심지어는 밑그림까지 있어 뚝딱 전문가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며 책을 펼쳐본다.

 

 이 책은 별자리를 주제로 환상적인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한 장씩 그림처럼 손쉽게 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별자리부터 시작하거나 누군가의 별자리를 선택해 선물할 수도 있다. 물론 나처럼 그림이 가장 아름다운 별자리부터 시작해도 좋다.

이 책을 즐기려면 한 가지 준비물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화장지다. 스크래치 북이다 보니 크레파스보단 훨씬 양호하지만 선을 그을 때마다 검댕이들이 밀려나온다. 그때 펜을 휴지로 닦거나 작품에서 털어낼 도구가 바로 화장지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물티슈는 검댕이들이 물기 때문에 달라붙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이다.

스크래치라는 오묘한 기법과 몽환적인 일러스트는 한 눈에 봐도 매력적인 조화를 이룬다. 조심스럽게 한 줄 한 줄 그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선과 색 사이에 빠져든다. 검은 색을 긁어내는 순간의 희열, 펜이 지난 자리마다 잉태된 빛들. 광활한 검은 우주에서 별빛을 줍는 사람처럼 어둠을 지울수록 빛은 밝아졌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곡선과 나선의 연속, 그 굽이치는 선들을 따라가는 동안 나 또한 우주 한복판에서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운 착각에 빠져든다.

 

물고기 자리를 완성하고 나서 이 책이 안티 스트레스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힐링북임을 통감했다. 핵심은 몰입이다. 최근 들어 스스로가 가장 몰입한 순간이 이 펜을 잡고 있는 순간이었다. 스크래치 북이 처음인 나로써는 새롭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몽환적인 경험이었다. 몰입의 즐거움과 함께 완성된 그림을 보며 만족감과 성취감도 느꼈다. 가까이서 보면 어설프지만 멀리서 보면 그럭저럭 봐줄 만한 그림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당장 회사에서 돌아오는 남편에게도 권해 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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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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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만은 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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