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달력 - 영감 부자를 만드는 하루 한 문장
정철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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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카피라이터들의 에세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들의 반짝이는 발견이 일상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글을 읽다보면 평범한 일상도 새 옷을 입은 것처럼 두근거리는 느낌이랄까.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나에게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번뜩이는 재치, 사려 깊은 센스 같은 것들이 부러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 연유로 이번에 주저없이 고른 <영감 달력>이 집에 도착했다. 오랜 시간 카피라이터이자 작가인 정철님의 번뜩이는 생각이 1년 365일 빼곡히 실려 있는 책이다.








에세이라기 보다는 카피라이터의 메모 같은 느낌의 글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지난다. 직업에서 쌓은 내공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는 질문들. 그래서 '아,그렇구나' 하고 느낌표를 떠올리고 마는 대답들. 그리고 길게 이어지는 여운들. 물론 깨알같이 숨어 있는 유머 코드를 찾는 재미도 있다. 35세 이상을 위한 책이니 20대들은 숨어서 읽으라던지, '죽으면 늙는 것'을 찾아보라고 하고서는 본인이 다 찾아버렸다던지, 글자를 들쑥날쑥 써 놓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적적인 태도를 가지라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유머는 결국 재치의 다른 말 아닌가 싶다.) 덕분에 365개의 다양한 주제 속에서도 책 전체에는 일관된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난다.






결국 이 책은 독자에게 묻는 책이다. 묻고 답하고 묻고 답하고, 그 안에서 어떤 영감을 발견하게 될 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하루에 한번씩 작가가 안내하는 문장들을 따라 가다 보면 어떤 날은 4월 14일의 문장이, 어떤 날은 12월 5일의 문장이 스윽 마음에 들어온다. 마음에 드는 문장은 필사를 해보기도 하고, 곰곰히 생각하며 답을 찾기도 하고, 정다운 친구에게 사진으로 찍어 보내기도 한다. 그러니 당연히 한번만 읽을 수는 없다. 긴긴 겨울밤 내 옆을 지키는 귤바구니처럼 옆에 두고 생각 날때마다 꺼내 먹는 생각 단지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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