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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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연찮게 TV에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공릉동의 한 허름한 백반집의 사연이었는데, 이상하리만치 훈훈했다. (원래 이 프로는 망해가는 식당에 솔루션을 줘서 갱생시키는게 목적아닌가?) 밥을 연신 떠넣으며 우리 동네에도 이런 백반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백종원의 멘트에 식당의 사장님은 수줍게 웃었다. 그 말간 웃음이 계속 떠오른다. 오시는 손님들의 식성을 관찰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서 밥상을 차리고, 언제든 밥 한공기를 더 퍼 줄 듯한 넉넉함을 품고 있는 사장님이셨다. 고작 6천원의 백반을 팔면서도 일류 레스토랑의 요리사도 갖기 힘든 마인드를 갖고 계셨다. 전혀 모르는 타인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자신의 일에 진심을 다한 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일상의 악센트>에 나오는 문장들을 읽으니 자연스럽게 저 백반집 사장님이 떠올랐다. 저자는 물건, 관계, , 사랑 일상의 모든 것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하는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무엇이든 잘 살펴보는 일은 일상에서 보물을 찾는 것과 같다고, 다정하게 말하고 다정하게 인사하자고, 사랑에 열정을 기울이는 일에 비하면 일에 몰두하는 정도는 얼마나 쉬우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진심을 다하는 삶은 속도의 전제가 붙는 전력을 다하는 삶과는 다르다. 얼마나 더 빠르게, 더 높이 도달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더 정성껏, 즐겁게 살아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쾌한 말투가 마치 젊고 화사한 미소를 가진 청년과 이야기 하는 기분이지만 저자는 벌써 50을 향해하는 중년이다.

 



상대방의 기운을 헤아리는 마음가짐은 일과 일상에서 잘 살려봄직한 소중한 자세이다.

상대방의 기운을 헤아려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마음이 행복할지 끝까지 지켜보며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중략)

물론 내기운을 헤아리는 것도 잊지말자. 그리고 무슨 일이든 마음을 담아 하자. 정성스럽게.

p.20  

 



마쓰우라 야타로는 일본 독립서점의 선구자이자 수필가로 일본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로 유명하다. 책을 읽다보니 가볍지만 정중하게 말을 건네는 이 중년의 신사에게 나 또한 단박에 호감을 가져버렸다. 저자는 포기하고 싶을 때 포기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대신 일단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하자고 말한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의 재능 중 하나는 무력한 사람의 장점 찾아내기 라고 말한다. 좋은 것보다는 즐거운 것이 우리를 풍요롭게 만든다고 믿는 사람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듯 써내려갔을 이 글들은 전체적으로 봄의 온기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단조로운 일상이라도 진심을 다해 살아내면 당신만의 보물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믿고 싶어진다. 특히, 많은 것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삶의 보물 찾기는 더 유리해 진다.

 



헨리 씨는 말했다. “내가 하는 일은, 경쟁자가 한 명도 없는 곳에서 내 눈과 감각만을 믿고 보물을 찾는 거야

나는 무척 멋지다고 생각했다. 헨리씨와 함께 있으면서 발견하는 것의 즐거움을 배웠다. (중략)

발견하는 것은 감동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감동하는 만큼 발견할 수 있다.

p.28

  


누군가에겐 지리멸렬한 일상이었을 허름한 식당에서의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손님이 고마워 더 분발하고 싶은 하루가 된다. 그런 생각들 끝에는, 소소한 감탄과 즐거움으로 하루를 채우는 일은 정말 내 삶을 상상도 못한 굉장한 곳으로 이끌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 따라온다. 내 일상에 기분 좋은 악센트를 주는 책을 만났다.

 


 


우리는 살아있는 인간이다. 살아 있는 인간이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자상하게 대하는 것은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은 모두 기분 좋게 걷는다.

혹시 이것이 성공의 힌트인가?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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