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의 내 동생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0
토모 미우라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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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의 내 동생> 제목만 봐도 무시무시하다. 두 명의 아이로도 충분히 쩔쩔매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500명이라니… 500명의 아이를 키우는 일은 아무리 전지전능한 신이라 한들 녹록치 않을 것이다. 하룻밤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을까. 나의 어두운 상상과는 상관없이 표지에서부터 천진난만하게 기차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은 너도나도 즐겁다. 그렇다 이 책은 500명의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500명의 동생이 생기는 일에 관한 책이다. 그러니 너무 쫄지 말자.

 

한 아이가 있다. ‘만약 동생이 하나 있다면…’으로 시작한 상상은 둘에서 셋으로, 셋에서 더 큰 수로 점점 더 불어난다. 동생들이 늘어날 때마다 재미있는 놀이도 늘어난다. 탑을 쌓거나 숨바꼭질을 하는 정도에서 케이크를 나눠먹고, 더 많은 간식을 찾아내는 놀이, 더 큰 도화지로 그림을 그리는 놀이, 더 큰 이불을 덮고 자는 놀이, 그래서 끝내 500명의 동생이 생긴다면 엄청나게 긴 기차놀이를 할 수 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의 긴 그림자 뒤로는 텅 빈 기차뿐이다. 아이는 동생들이 없어도 괜찮았을까?    

 

<500명의 내 동생>에 그려진 500명의 동생들은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눈꼬리, 입꼬리, 표정이 디테일하게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동생들의 움직임이 더욱 개구지고 동적으로 보인다. 일본인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섬세한 터치가 너무 예쁜 그림책이다.

 

 

 

아이들과 이 책을 읽으면서 동생이 없거나 많다면, 언니가 없거나 많다면 이라는 가정을 해봤다. 붙어 있으면 10분을 못가 투닥거리는 자매의 입에서는 거의 비슷한 대답이 나온다.

지금이 좋아요.”

이 책에서 주려는 메시지도 비슷하다고 느낀다. 외동이든 다둥이든 현재 사랑받고 있는 상태로 충분하다는 것. 형제자매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충분히 사랑받고 사랑한다고 느끼는 상태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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