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세계 미술관
이유민 지음, 김초혜 그림 / 이종주니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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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나가 본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라 언제쯤 실현이 될지 알 수 없으나 만약 내가 유럽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미술관 투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파리나 런던, 피렌체 같은 도시들을 둘러보게 된다면 기필코 그림을 보러 가리라 다짐해보곤 한다. 껍데기만 남은 지적 허영심이 반쯤은 차지 않을까 기대하며아이의 손을 잡고 더 없이 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하며


이 꿈이 아이가 다 커버리기 전까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래서 우선 <어린이를 위한 세계 박물관> 책을 통해 대리 만족 하기로 했다. 우리를 세계 곳곳의 미술관으로 안내해 줄 큐레이터는 미래초등학교 3학년 서연이와 고양이 최초 미술사학 박사 그레이다. (믿거나 말거나) 미술관에 가기 전에 관람 에티켓을 배우고, 미술관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설명해 주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러시아, 미국 순으로 각국의 가장 유명한 미술관과 전시된 그림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미술관 페이지에는 미술관의 주소, 관련 사이트, 운영시간 등을 실어 정보력도 갖추었다. 멀리 이국에 있는 이 멋진 미술관들에는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그림들이 걸려있다. 시기적절하게도 큰 아이의 최근 유치원 프로젝트 주제가 명화였기 때문에 아이는 자주 보던 그림에서 친밀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신이 나서 자신이 진행했던 도슨트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접했던 고흐나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며 그림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다른 책에서 본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기억하기도 하고, 앤디워홀의 <캠벨 수프>를 보고는 그레이가 먹는 통조림이라고 박장대소를 하기도 하고, 잭슨 폴록의 <가을의 리듬>을 보면서는 엉망진창이네 라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책을 읽었다.

우리가 언제쯤 함께 미술관 여행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은 영영 그런 날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이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며 밤 하늘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에드워드 호퍼의 <밤샘하는 사람들>을 보며 새벽의 고단함을 느낄 줄 아는 지금의 감성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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