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 아직도 망설이는 당신에게 스펜서 존슨이 보내는 마지막 조언
스펜서 존슨 지음, 공경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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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움베르트 에코의 유작 <0>를 읽었는데 이번엔 스펜서 존슨의 유작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가 내 손에 들어왔다. 이 기막힌 우연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많은 지식인들의 책이 전세계인을 열광시키는 동안 난 어디에 있었던 걸까?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고, 늘 뒤쳐졌고, 그래서 더더욱 좁은 내 세상안에 갇혀있던 것은 아닐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한참 베스트셀러로 서점 꼭대기의 기록을 갈아치우던 시절에도 나는 무얼 하느라 그 책을 보지 못했을까? 그렇게 내가 눈길도 안주던 책들에 내 인생을 바꿀만한 메시지가 있진 않았을까? 그 때 그 책을 읽었더라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져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자 난 나도 모르게 헴과 똑같은 대사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왜 허와 같이 가지 않았을까?”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의 후속편이다. 헴과 허가 있던 미로에 치즈가 사라졌다. 치즈가 사라지자 허는 어디론가 떠났고 치즈를 얻어왔다. 그리고 다시 떠났다. 헴은 치즈와 허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망연자실 한 채 그동안 해 왔던 자신의 신념대로 고군분투해 보지만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 헴의 곁에 둥글고 빨간 돌멩이들과 호프라는 꼬마인간이 나타나는데그 후로 헴의 삶은 급변한다.


전편을 통해 변화에 대해 인지하고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이해 했다면 이번엔 진짜 움직일 차례다. 자기계발서의 가장 큰 덕목은 좋은 문장도, 올바른 매뉴얼도 아닌 독자를 실제로 행동하게 만드는 깨달음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이미 강렬하게 나를 사로잡았다. 이 단순하고 어쩌면 그저그래 보이는 이야기로 한 사람, 아니 전세계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니… ’이 사람은 천재야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P.61 헴은 그녀가 먹으라고 준 사과들을 떠올렸고,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고마워" 헴이 말했다.

        "별 말씀을" 호프가 대답했다.

        헴은 놀라서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이걸 먹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어. 믿기지 않아!" 그가 말했다.

        "믿을 수 있어. 그저 내려놓고 시도해보면 어렵지 않아"

       호프가 생긋 웃으며 대꾸했다.


겨우 책 한 권을 읽는 일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난 헴처럼 머뭇거리고, 지난 시절 쌓아온 신념에 집착하고, 낡은 연장으로 헛된 수고를 계속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진실들이 사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면 어떨까?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신념을 가지는 일은, 치즈가 아닌 다른 음식을 먹는 일은, 전에 없던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아주 작은 행동으로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긍정적인 희망이 저자가 호프라는 꼬마사람을 통해 우리에게 남겨 주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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