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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 아직도 망설이는 당신에게 스펜서 존슨이 보내는 마지막 조언
스펜서 존슨 지음, 공경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130/pimg_7338931712060847.jpg)
며칠 전, 움베르트 에코의 유작 <제0호>를 읽었는데 이번엔 스펜서 존슨의 유작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가 내 손에 들어왔다. 이 기막힌 우연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많은 지식인들의 책이 전세계인을 열광시키는 동안 난 어디에 있었던 걸까?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고, 늘 뒤쳐졌고, 그래서 더더욱 좁은 내 세상안에 갇혀있던 것은 아닐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한참 베스트셀러로 서점 꼭대기의 기록을 갈아치우던 시절에도 나는 무얼 하느라 그 책을 보지 못했을까? 그렇게 내가 눈길도 안주던 책들에 내 인생을 바꿀만한 메시지가 있진 않았을까? 그 때 그 책을 읽었더라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져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자 난 나도 모르게 헴과 똑같은 대사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왜 허와 같이 가지 않았을까?”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의 후속편이다. 헴과 허가 있던 미로에 치즈가 사라졌다. 치즈가 사라지자 허는 어디론가 떠났고 치즈를 얻어왔다. 그리고 다시 떠났다. 헴은 치즈와 허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망연자실 한 채 그동안 해 왔던 자신의 신념대로 고군분투해 보지만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 헴의 곁에 둥글고 빨간 돌멩이들과 호프라는 꼬마인간이 나타나는데… 그 후로 헴의 삶은 급변한다.
전편을 통해 변화에 대해 인지하고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이해 했다면 이번엔 진짜 움직일 차례다. 자기계발서의 가장 큰 덕목은 좋은 문장도, 올바른 매뉴얼도 아닌 독자를 실제로 행동하게 만드는 깨달음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이미 강렬하게 나를 사로잡았다. 이 단순하고 어쩌면 그저그래 보이는 이야기로 한 사람, 아니 전세계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니… ’이 사람은 천재야’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P.61 헴은 그녀가 먹으라고 준 사과들을 떠올렸고,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고마워" 헴이 말했다.
"별 말씀을" 호프가 대답했다.
헴은 놀라서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이걸 먹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어. 믿기지 않아!" 그가 말했다.
"믿을 수 있어. 그저 내려놓고 시도해보면 어렵지 않아"
호프가 생긋 웃으며 대꾸했다.
겨우 책 한 권을 읽는 일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난 헴처럼 머뭇거리고, 지난 시절 쌓아온 신념에 집착하고, 낡은 연장으로 헛된 수고를 계속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진실들이 사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면 어떨까?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신념을 가지는 일은, 치즈가 아닌 다른 음식을 먹는 일은, 전에 없던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아주 작은 행동으로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긍정적인 희망이 저자가 호프라는 꼬마사람을 통해 우리에게 남겨 주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130/pimg_733893171206084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