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딸기의 리얼 집밥 - 착한 재료, 쉬운 레시피
강지현 지음 / 조선앤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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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계 여러나라의 음식을 어렵지 않게 먹어 볼 수 있다. 독특한 컨셉의 음식점들도 많고 소문난 식당 앞에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도 익숙하다. 1인 가구를 위한 간편식도 고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게 나오고, 전화만 하면 뚝딱 배달해 주는 반찬가게들도 성업중이다. 어렵지 않게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대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먹기 힘들어 지는 건 아마도 집밥이 아닌가 싶다. 김이 모락모락 나은 갓 지은 밥에 하루종일 여러 번 데워냈던 시래기 된장국, 빨간 알타리무김치,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퍼지는 시금치 무침이나 콩나물 같은 반찬들. 내가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를 주는 그런 냄새와 맛, 그런 집밥이 주는 위로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힘이 된다.



<겨울 딸기의 리얼집밥> 이라는 책을 찾아보게 된 것도 그런 집밥을 차려내보고 싶은 마음에서 였다. 결혼 후 차려진 밥을 먹는 사람에서 밥을 차려내는 사람으로 바뀐 후부터 나는 늘 고전했다. 반찬은 늘 짜거나 싱겁거나 했고, 국은 대부분 조미료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시댁이나 친정의 도움, 그리고 배달음식과 외식으로 근근히 버텨 오던 날들이었다. 이제 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큰 아이를 보며 이런 저런 걱정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든든하게 밥을 먹이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우리가 늘 먹던 집밥의 메뉴들이 빼곡히 소개되어 있다. 각종 밑반찬부터 밥, , 찌개, 샐러드까지 어렸을 적 흔하게 먹어왔지만, 나는 뚝딱뚝딱 만들어 낼 수 없었던 그런 음식들이다. 간단한 재료 소개에 간단한 조리방법, 이 책대로라면 나는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기본에 충실한 요리책 하나쯤 집에 있다는게 이렇게 든든하다. 게다가 팬 하나로 재료부터 양념까지 한번에 익힐 수 있도록 소개된 조리 방법이 무엇보다 용이했다. 나처럼 한가지 음식만 만들어도 설거지 개수대가 가득 차는 요리 초보에게 도움이 되는 팁이다. 



아직 다뤄보지 않은 식재료가 많은 나는 이 책을 보고 우엉조림에 처음으로 도전해 보았다. 정말 좋아하는 반찬이지만 그동안 우엉이라는 까다로운 재료가 주저하게 만들었다. 역시 생각보다 우엉 썰기가 만만치 않아 도중에 포기할 뻔 했지만, 책을 수십번 들춰보며 완성하고 나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조금 싱거운 듯 싶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들을 보니 세상이라도 구한 기분이다. 손톱끝이 갈색으로 우엉물이 든 것도 며칠이면 사라질 것이다. 다음엔 뭘 만들어 볼까? 기분 좋은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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