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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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동은 방송인이다. 말을 잘 하는, 그래서 할 말 다 하는 방송인이다. 적어도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 다들 꺼리는 민감한 이슈에도 거리낌이 없고, 정치색을 드러내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생각한대로 말하고 생각한 대로 행동한다. 욕 먹기 딱 좋은 그런 일들을 한다. 욕을 먹어도 자신의 신념을 지킬 만큼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는데 사실 욕먹는 거 안 괜찮았나 보다. 스스로의 신념이 옮다는 지지. 의지하고 싶은, 믿을 만한 구석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헌법에서 그 답을 찾았다.



P.16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사는게 왜 이렇지싶을 때 그렇지, 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어하고 다시 자는 거예요. 그게 헌법10행복 추구권입니다.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이 책은 김제동의 토크쇼를 보는게 아니라 읽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문장마다 김제동의 말투가 환청처럼 따라온다. 곳곳에 숨어 있는 일러스트도 저자를 꼭 빼닮았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진도가 더디다. 평소에 뉴스거리로 지나치고 말 일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우스개 소리 안에 뼈 있는 말들이 아프게 때리기도 한다. 이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계속 마이크를 잡는 이유가 이거구나 싶다. 그의 말에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P.34   “네가 뭘 안다고 헌법을 이야기 하느냐고 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겨지던 사람들이 헌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우리가 헌법의 진짜 주인이 됩니다.


  나에게 헌법은 문서였고 종이였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지,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는 헌법 속에 숨겨져 있는 문장들을 통해 민주주의, 최저임금제, 개헌의 문제, 환경문제, 무상교육 등을 말한다. 현재 우리를 둘러싼 문제들이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평화롭게 설명된다.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 헌법은 나라의 모든 권력과 힘은 국민에게 있다는 선언이자 보증서 같은 것이었다. 저자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대고 의지 할 수 있는 숨겨 논 땅문서 같은 것 말이다.


  사실 현실은 헌법에 명시 되어 있는 것들과 좀 동떨어져 있다. 헌법은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111)’라고 하지만 실제는 힘 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 앞에 법은 더 친절하다. 그런 가혹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자주 본래 법 앞에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 그래서 자꾸 이야기 해야 한다. 헌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원래 우리가 가졌던 권리에 대해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고민해야 정말로 법 앞에 평등한 세상이 오지 않겠는가. 물론, ‘좀 이상적이다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꿈조차 꾸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질 리 없다. 그런 이유로, 한 독특한 이상주의자의 헌법 독후감은 읽어 볼 가치가 충분히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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