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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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이 책은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에 대한 에세이다. 남자 이름 같지만 엄연히 여자 작가이자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딸린 선입견과 상상력만으로도 충분히 읽고 싶어지는 책이긴 하지만 실제 내가 상상하던 카피라이터는 이 책에 없다. 대신 김민철이라는 저자의 취향 지도를 따라 가는 일이 상상이상으로 흥미진진하다. 맛깔나는 문장과 유쾌한 에피소드, 센스 넘치는 유머는 덤이다. 오죽했으면 매일 밤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읽었을까


카피라이터라는 이름에 짓눌리지도 않고 김민철이라는 이름에 유난스럽지도 않은, 너무 느슨하지도 꽉 조이지도 않는,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취향들이 모여 저자의 하루를 완성한다. 그 하루하루가 너무도 적당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어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본인의 취향과 타인의 취향을 기민하게 넘나드는 저자의 에피소드들을 듣다 보면, 결국 여러가지 방향으로 나만의 취향, 나만의 가치관이 정립될수록 삶의 균형을 짜맞추는 일은 꽤 할만한 일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취향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그 무엇을 갖고 싶었다. 저자가 취향이라는 단어 앞에서 느꼈던 가난한 기분이 뭔지 알 것도 같았다. ‘고상한이나 섬세한같은 수식어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선택의 상황에서 머뭇거리지 않을 정도면 되었다. 하지만 취향은 원래 나에게 없던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에 불과 할 지도 모른다. 탕수육은 부먹, 치킨은 양념보단 후라이드, 스릴러보단 로맨스, 바지보단 치마 같은 소소한 호불호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알아야 했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가치의 기준대로 살아가기 위한 선언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호하기보단 선명한 나의 취향들을 발견해 내야 한다. 그것은 망원호프라고 이름 붙인 내 집이거나 라라랜드의 등 파인 원피스이거나 동네 호프집이거나 겨우 술 한잔일 수도 있다.


p.76 단순히 옷을 하나 고르는 것도 취향의 영역이다.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취향의 영역이다. 옷을 고를 때 내 마음을 의식하는 것처럼, 나머지 모든 일에 있어서도 내 마음의 방향을 의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내 마음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게 아니니까. 하지만 불확실한 것이 많을수록 가장 확실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은 뿐이다. 나의 마음이 향하는 것들로 완성한 나만의 취향 지도 안에서 나는 쉽게 행복에 도착한다.


나의 마음이 향하는 것, 내 마음의 방향을 의식하며 사는 일, 이 책이 나에게 알려준 취향의 다른 이름이다. 이 시대엔 멋진 언니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저자의 팔을 높이 치켜들어주고 싶다. 이 시대의 멋진 언니는 바로 당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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