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쌤 & 옥이샘의 감정놀이 - 놀이로 배우는 감정표현과 공감
허승환.옥상헌 지음 / 시공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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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살이 된 딸아이는 요즘 변화무쌍한 감정기복으로 나의 심리적 저지선을 자주 무너뜨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알 수 없는 이유로 눈물을 터뜨리고 한참 잘 놀다가도 삐쳐서 방에 들어가버리기 일수다. 내 속도 덩달아 터지니 서로를 향한 악다구니 속에 하루를 마감하다 보면 아이도 나도 내일이 두렵다. 유아에서 어린이로 가려는 성장통일까?, 아이가 커가면서 생각하는 것도 느끼는 감정도 많아지다 보니 일시적으로 아이 안에서 마구잡이로 뒤섞여 버린 건 아닐까?, 자신이 느끼는 기분, 감정이 뭔지 잘 알 수가 없어 나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저런 불안한 생각 속에서 만난 허쌤&옥이샘의 감정놀이’. 왠지 이 안에 답이 숨어 있을 것도 같다.


이 책은 사실 표지에도 써 있다시피 사용 설명서(가이드북). 메인은 특별부록으로 함께 온 감정툰 카드. 감정툰 카드를 가지고 어떻게 놀 것인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상세히 풀어 놓은 것이 이 책이다. 그렇다면 감정툰 카드로 우리는 어떤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감정툰 카드는 비폭력대화를 위해 고안된 그로그 카드를 아이들 수준에 맞게 변형한 형태다. 그로그 카드는 무수한 감정들을 적어놓은 카드로 나 자신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는 법(공감 능력)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든 감정 분석 툴(도구)이라고 보면 되겠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만든 책과 카드인 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귀여운 캐릭터와 단순한 감정 단어들이 쓰여 있다. 책에는 실제 아이들이 교실에서 재미있게 놀이하는 장면들이 실려 있는데 자신이 느낀 감정을 먼저 알아내고, 그것을 말하고, 다른 친구의 감정도 듣고, 결국엔 다른 친구의 감정까지도 추측해 낼 수 있는 일련의 놀이 과정이 무척 진지하고 흥미로워 보였다.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진짜 감정이 생각보다 여러가지 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나와 전혀 다른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래서 분쟁거리가 생기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화를 나누며 해결해 나가는 법을 배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이 모든 것이 엄숙하고 진지한 상담이나 어른의 시끄러운 잔소리가 아니라 재미있는 카드게임 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 글을 다 읽지 못하는 7살 아이와 집에서 하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아이는 나보다 현명하게 금방 놀이 방법을 찾아 냈다. 카드의 그림 속 상황들을 설명하면 아빠와 엄마는 그것이 어떤 감정을 설명하는 것인지 알아 맞추는 것, 더 많이 맞춰서 카드가 더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그림만으로도 아이는 여러가지 감정에 각기 다른 이름이 있음을 알 게 된다.


살아오는 동안 내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기 보다는 숨기는데 익숙해진 탓에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런 감정은 결정장애로도 곧잘 이어지는데 내 아이만은 그런 어른으로 크지 않길 바란다. 항상 자기 스스로가 내는 목소리, 감정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 더 나아가 타인의 감정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이 감정툰 카드는 그런 어른들의 바램을 아이들이 실현하도록 해주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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