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나라 엄마 펭귄
이장훈 지음, 김예진 그림 / 51BOOKS(오일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에서 흥행할 때도, 한국에서 흥행할 때도, 리메이크가 되어 한국영화가 나온 지금까지도 못 본 영화다. 영화 보는 취미가 없어서 인 것도 있지만 이별에 대한 가족 영화라 아무래도 눈물 콧물 범벅이 될 듯 하여 보기가 꺼려졌던 탓도 있다. 비오는 날, 엄마가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기억을 잃을 채로 다시 돌아 온다는,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은 타임 슬립이라는 큰 줄거리에 일본영화 특유의 감각적인 편집들이 한번 보고 싶긴 했는데...하는 기억만 어렴풋하다.  

 

 

 

 

 '구름나라 엄마 펭귄'. 이 그림책은 극중 소재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모티브 그 자체이기도 하다. 하늘나라로 가기 전 구름나라에 머물던 엄마펭귄이 이유도 모른채 울고 있다. 지상세계로 내려와 이유를 찾아보지만 여전히 눈물은 멈추지 않고 이끌리듯 만난 아기 펭귄을 꼭 끌어안고서야 눈물이 멈추게 된다. 그 후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여러 생각들로 잠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엄마 펭귄은 찰라의 시간 동안 아기 펭귄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그 세상은 널 응원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준다. 혼자서도 충분히 조개를 주울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자기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도 하는 법도 알려준다. 만약 내가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남긴다면 저게 전부가 아닐까...



 아이들과 이 책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마음이 일렁였다. 30개월인 둘째는 엄마펭귄이 왜 가느냐고 몇 번이나 묻고 7살인 첫째는 또 빗방울 기차를 타고 내려와 아기펭귄을 만나면 될 일 이라는 듯이 대꾸했다. 가까운 이별을 한번도 목도하지 못한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엄마의 상실에 대해 까마득히 무지했다. 그 까마득함 만큼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상실의 슬픔, 아픔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상실을 겪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차곡차곡 쌓아주는 일이다. 엄마 펭귄은 눈물을 멈췄고 아기 펭귄은 엄마가 남겨준 것들을 양분삼아 씩씩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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