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타라
조정은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소설류와 시를 주로 읽다가 오랜만에 수필을 읽게 되었다.
마음 편하게 부담없이 술술 책장이 넘어갔다.

정말 수필보다는 소설적인 경향이 많게 느껴졌다. 한 여자의 삶의 기억을 되살려 현재에서 과거, 다시 현재로 되돌아 오는 그런 형식의 한편의 드라마 같은 장면들이 '그날 새벽 담배연기'를 시작해서 '왜 꼭 나비가 되어야 해?' 의 아들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살면서 많은 좋고 나쁜 기억들 , 그안에 있던 망념들을 모두 떠나보내려 하는 작가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이제야 내안에 붙잡고 있던 과거를 내려 놓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대표라고 할까? 내 얘기 이면서 우리의 큰언니 이야기 인것만 같아 마음
한구석이 안좋았다.
살기위해 발버둥 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여성들의 이야기......
때로는 초라한 청소부로 때로는 화려한 보석감정사로 내 의지와는 다르게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살아가야 할때도 있다. 그 속에서 과거을 기억을 떠올리며 살아간다.

'종달새는 날아오르고'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을 때 저절로 눈물이 베었다. 묵묵히 열명이 넘는 대가족의 생계를 위해 당신을 희생시켜야만 했던 아버지, 뭐든 정직하고 열심히만 하면 그 대가는 꼭 있다는 농부다운 믿음을 가졌던 그 작가의 아버지가 내아버지인것 만 같아 가슴이 저렸다. 정말 내아버지는 그랬다. 작가의 아버지를 한평 남짓한 터에 집을 마련했지만 다른 것은 내 아버지는 아직까진 나와 같은 하늘아래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따라 왠지 나도 그 날을 맞이할까 두려움이 몰려온다.
또 '콩 한가마'에서 우리의 억척스런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한번 느껴본다. 자식들을 위해 그 무거운 콩한 가마를 머리에 이고 오신 어머니, 그래도 그 어머니는 옛날 어려운 시절 당신의 이야기를 하시며 오히려 부도가 난 딸을 위로하신다. "  돈 없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마음 맞으면 사는것이다. 사람은 돈으로 사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산단다. "  이 말씀에 돈을 쫓으면 살아온 나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살면서 이런 저런 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모두가 부모님 이야기는 똑같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을 아들의 이야기로 장식을 한다.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와  어린 아들을 두고 밖으로 나가야만 했던 그 엄마의 마음을 이해 할 것 같다. 어릴땐 잘 모르다가 아이가 커가면서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을 발견할 때면 더욱 마음이 아파지는 것 .....
과연 난 아이들에게 마음이 따뜻한 엄마였던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 해줬는가? 반성을 해보게 된다.

같은 여자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많은 여자들에게 이책을 더 많이 권하고 싶어진다.

책의 제목처럼 그것을 타라. 그 대목이 기억에 무척 남는다.
[그것을 타라. 세상의 모든 빛깔과 소리와 움직임 하나로 봉인된 그것을 타라. 성난 파도가 뱉어내는 한 방울의 포말을 타듯이, 지축을 흔들며 용트림하는 폭포의 물줄기로 부터 튀어 오르는 작은 물방울 하나를 잡아타듯이 그것을 타라. 타라, 타라,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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