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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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우리 모두는 은연중에 생이 지금의 모습으로 지속될 거라는 오만한 생각을 지닌 채 살아간다. 만약 당장 죽는다면 마지막 숨을 뱉는 순간까지 후회하고 또 후회할 결정들로 삶을 채워나가면서.

✏️ [잭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제 와서 가장 참기 힘든 게 뭔지 아나? 언젠가 죽는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는 거야. 변화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거나 다른 생을 꿈꿀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리란 걸 알면서도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인 양 살아왔다는 거야."]

✏️ [최소한 연봉 50만 달러, 수많은 특권...... 그러나 그 모든 건 내가 뷰파인더 뒤의 인생을 포기하는 대가로 얻은 것들이었다. 잭이 오래 전 맥두걸 가 화실에서 꿈꾸었던 인생, 이제는 백일몽이 되어버린 인생,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대가로 포기한 인생.
잭은 그 안정된 삶이 바로 지옥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것은, 소설의 첫 부분에서 꿈을 좇는 가난한 삶과 꿈을 버린 부유한 삶 사이의 대립구도가 지어지는 듯 하다가, 주인공이 후자를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모든 것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 ['제가 전에는 그토록 하찮게 생각했던 삶을 제발 되돌려주십시오. 아무런 기쁨 없이 멍했던 통근길, 한심한 의뢰인들을 바라보며 보낸 지긋지긋한 근무 시간, 집안 문제, 부부 문제, 불면의 밤, 내 아이들을 제발 다 돌려주세요. 더 이상 다른 삶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더 이상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딱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십시오.']

답도 없이 망해 버린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심지어 죽음으로써 그것을 살려내려고도 하다가, 그렇지만 정말로 죽지는 않고(아마도?) 어떻게든 분투하는 주인공의 각고의 노력. 자신이 저지른 짓을, 극도의 두려움으로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와중에도 계획적으로 은폐해나가는 과정이 스릴 넘친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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