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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 -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생일선물과 삶의 의미
제너비브 킹스턴 지음, 박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어제 이 책을 받았는데, 단숨에 읽어버렸다.
타이밍이 묘했다. 어제 아침에 언니가 전화로 울었다.
엄마 꿈을 꿨다고 했다. 엄마가 "죽기전에 꼭 요리를 해주고 싶었다"고, 언니도 "나도 엄마 죽기전에 꼭 안아주고 싶었다"고 엄마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잠에서 깨니까 공허함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했다고 한다.
'없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이 상실감을, 3년이 된 지금 나는 조금씩 다듬어가고 있다.
그래서 오랜만에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 "엄마,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이야길 해주고 싶어?"
그럴 때 이 책이 도착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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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생일선물과 삶의 의미.
제너비브 킹스턴 자신에게 남긴 엄마의 선물이다.
엄마 없이 초경을 맞이할 딸에게, 운전면허를 따는 딸에게, 결혼하는 딸에게- 인생의 온갖 이벤트를 떠올리며
죽음 앞에 선 엄마는 필사적으로 편지를 쓰고, 녹음을 하고, 영상을 남겼다.
그 선물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들이 와닿는다. 그저 눈물로만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혹시나 엄마가 남긴 선물을 잃어버리고 고통스러워할 딸에게 '이건 그저 물건이다, 엄마가 아니다' 라는 음성메시지까지 남겼다..)
상실감에 허덕이며 고립되어가는 딸이 자기 자신을 구원할수 있게 만드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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끅끅 울어버린 건, 들켜버린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여전히 고립되어 있는 나를 새로 발견해서였을까.
죽음이 이렇게나 느리고 지루할지 몰랐다는 열한살 그웨니의 마음을 서른하나의 나도 똑같이 느껴버렸기 때문인지도-그 나쁜마음을 누군가 알아줬다는 눈물.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딸의 열아홉해의 생일선물을 챙긴 엄마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걸 알고, 현명했던가 뒤늦게 알아버린 나의 무지를 후회하는 눈물.
엄마의 어린시절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그웨니를 보며 나도 그 생각에 고통스러워했는데, 저 어린 아이가 같은 감정을 느꼈을 생각에 너무 '가엾어서' 흘리는 눈물.
그리고 우리엄마는 31년을 나와 함께해줬다는 안도감이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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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가 엄마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 휠체어 하나에 의지해 높은 턱은 엄두도 못내고 집에 돌아왔던 기억, 코에 자란 암이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줄까봐 걱정했던 엄마, 욕창을 발견하고 나서야 엄마가 정말 한순간도 움직일 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린 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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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겹쳐지는 기억들이 많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우리 엄마는 엄마 자신을 이런 사건들로 기억하지 않길 바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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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웨니의 엄마가 그웨니에게 줬던 선물은
우리 엄마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했다. 후련했다.
구원받았다고 할수 없지만, 엄마가 저 모녀의 목소리를 빌려 내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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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에게서 듣고 싶었던 말은 "엄마는 후회하지 않는다"였다.
그리고 그웨니의 엄마가 "난 최선을 다했어"라고 한 말과 자식들을 위해 행동한 것들이 오버랩되면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엄마는 최선을 다했고, 엄마없는 삶을 살아갈 나에게 6개월의 간병기간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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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온 마음을 다해 너를 사랑해. 너를 안아주고 너와 함께 울고 웃으며 너와 함께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의 작은 변덕쟁이 요정이 어느새 아름다운 여자로 자라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 왜 이런 기쁨을 너와 함께 누릴 수 없는지, 왜 그 모든 즐거움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없는지 모르겠구나. 엄마는 어떤 의미에서 자신과 화해하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이 편지를 쓰는 엄마의 심정이 얼마나 괴로운지 넌 아마 상상하기도 힘들 거야. 엄마가 저지른 실수들에 대해, 그리고 그걸 만회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알며서 지금도 계속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엄마 자신에 대해 너무나 큰 절망감을 느끼고 있어. (중략) 그웨니, 너를 남겨두고 떠나게 되어 미안하구나. 엄마를 용서하렴. 부디 너를 향한 엄마의 사랑에 네게 전해지길 바란다. 편지와 선물 상자가 엄마를 대신하거나 엄마를 잃은 네 상실감을 보상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엄마는 네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뭔가를 꼭 해주고 싶었어."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단다. 엄마는 항상 너의 일부가 될 거야. 온 힘을 다해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해. 언제까지나. -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본문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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