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지음, 김혜영 옮김, 가토 게이키 감수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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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인터뷰형식이 확실히 몰입도가 좋다,
청소년권장도서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여러 이해관계에 대해서 쉽게 풀어 이야기해줘서 좋았다.

우리도 잘알다시피 동상이 세워졌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았다. 그 동상을 세울때까지 엄청난 노력이 들었고, 인내강하게 수요집회를 열어 사람들에게 관심을 호소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우리나라마저 이러는데, 일본에선 오죽.
. 한일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인 인간'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일본학생들이 왜 한일문제에 대해 이렇게까지 고민하는지, 그 보이지 않는 벽에 좌절하면서도 이렇게까지 책을 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오히려 궁금했다.

그리고 인터뷰 중에 일본인 친구들에게서 "내 잘못도 아닌데, 역사공부를 하면 내게 뭐라고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언짢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내 마음의 불편함이 뭔지 알아버렸다.
세대를 거듭해 점점 우리와 관련없는 일이 되어가는 것, 비단 일본만이 아닐것이다.

"왜 저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을 나도 은연중에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우린 점점 잊게 될 거고, 위안부 문제는 수면 아래로 서서히 가라앉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렇기에 지금 다시 수면위로 끌어 올리는 그들의 노력이 새삼 고마웠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몇년전 교통사고가 났을 때, 그 트라우마가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걸 보고, '아 이것은 결단을 내려야겠다. 이 기억을 추억으로 바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처음 마음 먹었다. 그 때 읽었던 책, 그 때 느꼈던 감정들을 세세하게 적으면서 '죽을 뻔 했던 순간'을 '새 삶을 얻은 순간'으로 마음에 정성껏 그렸다.
이런 개인사도 겨우겨우 노력해야 극복이 되는데, 위안부 문제는 시간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다시 돌아와서,
위안부 문제를 '정치문제'로 보기 전에 '인권문제'로 봐야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그리고 개인 개인의 일로 좁혀들어가야 한다, 그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비참했을지 한번만 상상해본다면, 이리 쉽게 잊혀질 문제가 아니라는걸 알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그런다. 작은 표현에도 지금까지 힘을 낼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기도 하고, 엄청나게 사랑스러운 존재다.
이 책에서 아쉬웠던 것은 '나의 무감함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이런 네가티브한 마음으로 독자를 이끌기 보다 '나의 애정'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으면 더 좋았을걸- 이렇게 예쁜 마음(글쓴이들)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멋진 일을 하고 있는지 부럽게 만들었다면, 좋았겠다.
그럼 더 멋지게 행동하고 싶은게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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