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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 위에 눕다 - 내 삶에 클래식이 들어오는 순간
송지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3월
평점 :
클래식 에세이 신간 도서인 <선율 위에 눕다>는 마치 '클래식은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삶에 자연스레 녹아있다고' 속삭이는 책입니다.
▶ 제 삶에 클래식이 들어오는 순간이 있을까요?
저에게 클래식은 빠른 템포이거나 귀에 익숙한 곡들 빼고는 졸린 장르입니다. 각 잡고 클래식을 감상하겠다 생각하며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번'을 들은 적은 결코 없죠. 평소에 클래식을 접하는 경우는 방문한 공간에서 흘러나오거나, TV 등 매체에서 나오는 경우입니다. 가끔 열린 음악회를 보거나 라디오에서 클래식 채널이 자연스레 나올 때에 듣곤 합니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클래식에 대한, 더 나아가 음악에 대한 가벼운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이 쓰인 이유라고 합니다.
저자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흥얼거릴 수 있는 클래식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어나갑니다.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순간에 생각나고 어울리는 작곡가와 곡을 이야기합니다. 오랫동안 클래식 기자로서의 경험이 이러한 스토리텔링에 더욱 힘을 실어줍니다.
▶ 기억에 남는 이야기
"억만금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단 하나의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일 것이다."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부모님을 생각하고, 아버지와의 대화 속에서 '사랑'이라는 단어 속에 부모님의 사랑을 담을 수 없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은 사랑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야. 그건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에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인거야."
이런 부모의 사랑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것이 작곡가 '드보르자크'라고 합니다.
드보르자크는 체코 프라하 태생의 작곡가이다. 젊은 시절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간신히 가정을 부양했던 드보르자크가 34세에 실력을 인정받고 오스트리아 정부의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되었다. 희망이 보였던 그에게 주어진 것은 세 아이의 잇따른 죽음이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고통 속에 살던 그가 작곡한 것이 <집시의 노래>이고 그중에서 네 번째 곡인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저자의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작곡가와 그 시대, 그 상황 속으로 들어가 어렵지 않게 곡을 훑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각 장마다 해당 곡을 바로 들어볼 수 있도록 QR코드가 있어서 곧바로 음악을 들으며 저자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 「선율 위에 눕다」를 읽고 나서
클래식 에세이를 한 권 읽었다고 해서 클래식과 물아일체가 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바람대로 살아가면서 흥얼거리는 음악의 장르에 클래식이 살짝 들어오게 되었어요.
한 장씩 넘기며 저의 고민거리이기도 한 다양한 일상의 이야기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클래식 곡이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작곡의 배경을 알고 찬찬히 듣고 감상 포인트를 알고 들어보니 조금은 알 것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선율 위에 눕다>를 통해 저에게도 클래식 플레이리스트가 생겼습니다. 드디어 저의 삶에도 클래식이 들어왔어요!
책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함께 듣기 좋은 음악'으로 다른 곡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클래식이 생각날 땐 이 목록 속의 곡을 하나하나 찾아보며 플레이리스트를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 책 <선율 위에 눕다>는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 클래식의 '클'자도 모르는 분
- 클래식을 들어보고 싶은데 시작을 못하는 분
- 전 클래식 기자가 클래식을 대하는 생각이 궁금한 분
- 가볍게 클래식을 접하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