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위 키스?
엠마뉴엘 무레 감독, 미카엘 꼬엔 외 출연 / 대경DVD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가벼운 키스도 하고나면 그 다음은 아무도 모른다.. 며, 그저 '작별인사'일 뿐이라는 남자의 키스를 거절한 여자, 물론 벅차오르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던 여자의 이야기가 영화 속 '액자'에 담겨져 또 하나 등장한다. 프랑스 낭트에서 우연히 만난 에밀리,와 가브리엘. 우연한 만남이 영화 속에서 대개 그렇듯 피할 수 없는 '로맨스'가 되려하는데, 그 로맨스가 시작되려는 순간, 여자는 키스를 거부하는 '얼척없는' 짓을 하는 것. 사연이 있노라, 근데 그 사연을 다 말하기엔 밤이 너무 늦었다고 말은 하지만, 이미 그 이야기로 밤을 같이 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감 그대로, 밤새 이야기는 이어진다. 액자 속으로 빨려들어가기.. 니콜라, 와 주디트, 의 이야기.

이른바 절친, 베프, 였던 니콜라, 와 주디트, 시시콜콜 별별 숨김없는 대화가 가능했던 이들. 어느날 애인과 헤어진 후 영화의 표현대로라면 '육체적 애정결핍'에 시달리던 니콜라, 가 주디트에게, 자신의 결핍을 치료해줄 수 있는지를 묻는다. 유부녀인 주디트에게, 더욱이 그야말로 절친, 이었던 그녀에게 그런 부탁을 하고서 어쩔줄 모르는 니콜라.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말은 '친구인데 돕고 살아야지 어쩌겠어'. 돕고 살자고 시작한 일이, 근데 사단이 난 것. 키스해서 기분 나쁘면 안할 수도 있다는 전제, 가 무색하게, 완전 속궁합 만족도, 백프로. 그 이후 새로 생긴 애인과도, 그리고 남편과도 관계가 '시시껄렁' 해진 두 절친. '그러면 다른 쪽 가슴도 만져도 되? ' 물으며 시작했던, 어색하기 짝이 없던 그들이 이제는 그 끌림에 어쩔수없이 애인과의 헤어짐, 남편과의 이혼을 생각하기에 이르며, 그러기 위해 벌이는 ' 참 없어보이는 짓'이 웃음을 터뜨릴만큼, 이어진다.

제일 좋았던 장면. 호텔 앞에서 헤어질듯 말듯 하다가 누군가의 용기로 갖게 되는 에밀리, 와 가브리엘의 저녁식사 그리고 술자리. 허리를 질끈 묶었던 그녀의 바바리코트가 정말 맘에 들었고-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은 죄다 바바리코트를 그렇게 질끈 허리를 묶고 입고 나온다 - 슬쩍 올린 머리며, 헐렁한 터들넥도. 영화를 보면서 여배우에게 반해보기는 간만인 듯싶게, 참 매력적인 얼굴과 분위기를 가진 에밀리. 영화전반에 걸쳐,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차이코프스키의 '작은 백조의 춤' 그리고 베르디, 모짜르트, 슈베르트-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슈베르트이다 - 에 이르기까지 스토리와  딱딱 맞아떨어지는 클래식 선율이 내내 함께한 탓일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던 낯선 여행지에서의 '로맨스'  혹은 '원나잇스탠드'여도 과히 상관없을 다소 발칙한 '일탈'에 대한 꿈이 은근 '품격' 있는 무엇인 것처럼 느껴져서 심지어 우쭐한 기분도 들게 만드는 영화. 그 키스가 가벼울지 무거울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키스가 두려운 여자와의 마지막 헤어짐의 장면이 그간의 웃음을 먹먹함으로 '지고지순'하게 마무리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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