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독특한 소재의 추리소설. 추리소설은 추리소설인데...만들어진 소설에 대한 것을 외부에서 보는 것이랄까? 그 것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소설이다. '나'라는 주제는 형사이고, 그가 설명하는 소설 속 주인공은 형사가 아닌 탐정. 그리고 그 탐정은 소재에 따라 캐릭터가 바뀌기까지 하는 모습에 참 독특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6년도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발행되었고, 책 속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다른 소설 제목들을 보게 되는 것도 재미있었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 나는 추리소설 속에 나오는 트릭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짧게 보여준다. 밀실살인, 목없는시체, 토막살인, 내가 죽였다 등등 12개의 에피소드에 에필로그+ 명탐정의 최후까지가 이 소설의 종착점. 주인공들은 소설 속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소설 밖 상황에 나와 소설 속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그 표현이 재미있다. 예를 들어 밀실살인에서 명탐정이 밀실 주제는 너무 속보인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부끄럽다는 식의 표현 같은것? 너무 뻔한 트릭으로 독자들을 현혹시키려 한다는 얘기들이나, 트릭 자체가 좀 엉뚱하기도 했었다. 보는 시각이 다른만큼 색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추리소설가의 생각도 알아달라는 느낌도 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