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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9월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한비야님이 자신의 서재를 공개하였습니다. 그 때 추천해주신 이 책. 한비야님의 책 <그건, 사랑이었네>에 이어 읽게 되었습니다. 책마다 읽는 타이밍이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은이 장 지글러는 아들에게 제3세계에서 굶어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화형식으로 전달하는 이야기 방식으로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짧은 글 속에 기아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지금 내 곁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찌보면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을 지은이는 차분히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아체험이나 다큐멘터리로 빈민국들의 모습을 많이 담아서 좀 더 많이 알려졌지만, 제가 청소년일때만 해도 이런 일은 정말 꿈에도 생각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청소년기 먹는걸로 투정대던 제 모습이 생각나서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라는 부익부 빈익빈의 경제정책. 청소년기 사회/경제 수업시간에 들을 때는 이런 정책이 있나보다, 라는 생각만 했지 이런 참혹한 현실이 실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비야님의 <지도밖으로 행군하다>를 읽은 후부터 이런 의식에 눈을 뜨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늦게 알게 된 것은 분통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지낼 날들이 많기에 더 많은 생각을 하며 실천을 하며 지내고 싶습니다.
그 아이는 곧 죽음을 맞게 될 상태였지. 아버지는 전신을 떨었어. 눈물이 하염없이 뺨 위로 흘러내렸어. 아버지는 한 마디 말도 못한 채 의사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어. 의사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지. 아이는 더는 생명을 구할 수 없는 상태였어. 결국 그 아버지는 허리를 굽히더니 가만히 아들을 안고는 가버렸어. - 본문 中 53 p -
이 책은 우석훈 교수의 서문과 장 지글러의 서문, 총 28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기아에 대한 지은이의 대화. 그리고 에필로그, 후기, 주경복 교수님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이야기, 옮긴이의 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석훈 교수의 서문은 지은이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인지라 조금 흥미 없었고, 주경복 교수님의 신자유주의 이야기는 본문과 연결은 되지만, 이왕이면 기아에 대한 우리나라 교수님의 글을 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폐기하는 식량이 있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왜 5초에 한 아이가 굶어죽고, 매일 25만명의 사람들이 굶어죽어야 할까요?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지금 세이브더칠드런 이라는 단체를 통해 한 아이와 결연을 맺었지만, 정말 너무 작은 도움인지라 티도 안나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이 항상 마음에 걸리지만, 작은 힘이 모여 큰 힘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한 개인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자본적 차원에서 경제적인 도움(무조건 퍼주기만 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을 주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부르키나파소의 젊은 혁명가였던 토마스 상카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상카라 같은 인물이 많이 생겨나 자국민 스스로 경제를 일으키는 나라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상카라의 죽음과 함께 사람들의 커다란 희망도 깨졌지. 콤파오레 치하의 부르키나파소는 다시 보통의 아프리카로 돌아가고 말았어. 만연한 부패, 외국에 대한 극단적인 의존, 북부 지방의 만성적인 기아, 신식민주의적 수탈과 멸시, 방만한 국가 재정, 기생적인 관료들, 그리고 절망하는 농민들... - 본문 中 151 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