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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탄생 - 마음은 언제 탄생하여 어떻게 발달해 왔는가?
요시다 슈지 지음, 심윤섭 옮김 / 시니어커뮤니케이션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첫 페이지의 베토벤과 유인원의 모습이 인상 깊었던 책. 그리고 제목이 흥미로웠던 책. 과연 인간만이 갖고 있는 '마음'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하는 인류 근본적인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흥분되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장을 넘기기 어려웠다. 지은이는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열심히 풀어써주었지만, 내가 읽으면서 한번에 이해되는 부분과 여러번 읽어야만 이해되는 부분이 반복되었다. 정신인류학적 이야기와 인류탄생의 고고학적 측면도 함께 나오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여러 학자들의 책을 인용해 놓았는데, 실제 마지막 작가 후기에는 이런 책들이 자신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결국 이 책 속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밝혀진 진실과 그에 따른 추측. 그래서 좀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이 새로운 시도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직 다독가라고 할 수는 없어서 다른 비슷한 종류의 책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접해본 책 중에서는 상당히 독특한 시각속에서 인간의 성장과정과 정신적인 부분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읽으면서 나도 그런가? 라는 물음도 나에게 많이 되물어보면서 읽어내려갔다.
책 속 이야기는 크게 5장으로 작게는 18개의 챕터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책의 중심 요약본이 있다. 사실 요약본과 작가후기만 잘 읽어도 이 책을 서술한 지은이의 의도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세한 내막은 본문내용을 보지 못하면 수박겉핥기 식일 뿐이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자면, 우선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진화론적, 고고학적, 심리학적 측면에서 보여준다. 뇌가 커지면서 인류에게 새로운 시점이 생겼을 것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그리고 마음의 기본 구성(전능인자,의식,자명성 등)과 언어가 탄생하고 교류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혼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마음의 기본 구성이 있던 수렵채집시대의 인류는 자연과 더불어 행복히 살아가는 존재였다. 하지만 집단적인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인류는 자연보다는 서로의 인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더 많은 언어적표현이 생기면서 통솔을 위해 억압적인 규제도 생겨났다. 그리고 여러가지 마음의 병이 생겨났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축복받은 존재이면서도 수많은 고뇌를 떠앉고 살아야하는 슬픈 존재인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생활했지만, 자연이 주는 혜택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연을 이용해 부를 창출했으며, 일손을 위해 자손들을 늘려나간 인류들. 과연 그들의 최종 행복 목적지는 어디일까? 하나의 산을 올라도 또다른 산봉우리가 보이듯이 끊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 반복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마음의 병은 인류밖에 갖고 있지 않다. 다른 생물들은 그런 병을 갖고 있지 않다. 다치거나 죽거나 살거나 일 뿐, 유일하게 마음의 병으로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모는 존재가 바로 인류이다. 그런 인류 중 한 명인 나. 과연 내 존재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몸의 아픔은 치료하면 된다. 하지만 마음의 아픔은 일시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지 몰라도, 마음 속 어딘가에 이 아픔이 스며들어 있다. 모든 분들이 이런 마음을 이해하면서 다스려 행복한 세상을 만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