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 - 네팔의 어린 노동자들을 찾아 떠난 여행
신명직 지음 / 고즈윈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멀라마 자이. 흙 그릇에 핀 꽃. 지은이가 채석장에서 만난 한 여자아이가 좋아한다는 노래 제목이다. 화려한 장미, 순수한 백합 같은 꽃이 아닌 흙 그릇에 핀 꽃. 자신의 모습을 빗대어 이야기하는 듯한 이 노래가 꿈을 갖고 있지만 생활때문에 꿈을 향해 다다갈 수 없는 한 여자아이의 마음을 보여준다. 가난하고 의미 없는 시골생활을 버리고 카트만두로 온 아이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일을 해야하는 아이들. 지은이는 이 아이들을 찾아서 네팔의 카트만두로 향했고, 그 곳에서 여러 아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돕는 사람들도 함께 만나보았다. 1995년 일련의 한 사건으로 인해 카펫공장에서 일할 수 없는 아이들은 또다른 일을 찾아 나섰고, 결국 일련의 사건도 '아동노동'의 현실을 완전히 없애버리진 못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이제 채석장, 폐비닐수거, 버스검표 등 또다른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자리만 바뀌었을 뿐 뫼비우스의 띠 처럼 그 자리를 다시 돌고만 있다. 네팔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이 지식을 쌓아 미래를 꿈꾸는게 아니라 당장 오늘을 살기 위해 일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무작정 빼앗을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카펫공장에서 쫓겨났어도 또다른 일터로 향하는 아이들. 그 리사이클을 없애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기본생활을 보호해줘야 하는데, 실상 모든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는 실정. 결국 아이들은 다시 일을 하게된다.

 

책에서도 나오는데 카트만두에는 '씨윈'이라는 일하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단체가 있다. 하지만 그 단체도 지원을 통해 케어할 수 있는 아이들의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다른 일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집 "달 뜨는 집". 벨기에 출신의 한 청년이 아이들에게 부담이 안 될 만큼의 금액만 받고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해주고 있는 그 곳.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를 끌었던 대목이다. 아이들이 낮에 일을 하고 밤에 돌아오면 최소한의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이 곳. 이 곳에 기거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해맑았다. 일은 힘들지만, 돈은 많이 벌지 못하지만, 서로 비슷한 상황의 아이들과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그 곳. 나도 기회가 되면 그 곳에 가서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이들이 조금만 더 일을 일찍 끝내고 저녁시간을 이용해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면...이라는 점이었다. 본인 뿐만 아니라 시골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일을 빼앗을 수 없다면 최소한의 시간을 활용해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 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동노동에 대해서 네팔에 대해서. 현재 해외결연을 맺고 있는 나의 아이도 네팔아이이다. 그 아이도 아동노동에 시달리진 않았을까? 아니, 현재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제 갓 10살이 되었을 그 아이. 학교를 다닌다고 했지만, 단 한장의 사진 속 모습을 보아도 생활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막연히 두려움도 들었다. 앞으로 더 많이 편지를 보내어 아이의 현재 상황을 주시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다른 어려운 아이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모든 아이를 돌 볼 수는 없지만, 나에게 힘이 되는 한 소수의 아이들에게라도 도움을 주어 '아동노동'이라는 현실보다는 공부를 하며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