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씻는 날 학고재 대대손손 5
이영서 글, 전미화 그림 / 학고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씻으면 어떡해? 종이라 다 찢어지잖아"

책 제목을 보더니 아이가 대뜸 하는 소리네요..하하

 

그도 그럴것이..아직 책거리를 한 번도 안해본 요즘 아이들은

책을 씻는다는 의미를 그야말로 곧이곧대로 책을 씻는 걸로 오해할만도 하지요..

 '세책례(洗冊禮)', '책거리' '책례' 등으로 불리는 책씻이는

내가 읽은 책을 깨끗이 손질하여

아우들에게 물려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랍니다.

저 학교 다닐 적에는 책거리라고 해서 책을 다 떼고 나면

칠판앞에 책을 걸어두고서 맛난 다과회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책거리보다는 책씻이란 말이 왠지 더 정겹게 느껴지네요.

 

이 책에서는 어릴 적 천연두를 앓은 뒤로 노둔해졌지만

 억 만 번 책을 읽는 끊임 없는 노력으로 59세에 문과에 급제한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 백곡 김득신(金得臣)의 이야기를 통해서

책씻이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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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도 읽어도 하인들조차 다 외우는 걸 못 외우는 몽담이...

그런 몽담이는 모든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지요.

하지만 몽담의 아버지는 몽담의 글 읽는 소리가 끊이지않는 걸 본 적이 없다며

큰 그릇을 만들려면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한다면서

끝까지 몽담이를 믿어준답니다.

 

백 번 천 번을 읽어도 깨치지못하면 만 번을 읽겠다..

그래도 깨치지못하면 억 번을 읽겠다는 몽담이의 결심..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끈기가 있기에 문과에 급제를 하기 위한 노력을

환갑을 바로 앞 둔 나이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갈 수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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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책씻이를 하는 날...

천자문의 친구의 사귐에 대한 글을 외우게 됩니다.

더듬더듬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몽담...

 



 

훈장님은 몽담의 책이 너무 지저분해서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말하네요..

몽담이 너무 열심히 공부를 해서 책이 너덜너덜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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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아이들이 성적표를 받게 됩니다.

엄마가 받았던 수우미양가 처럼

옛날에는 한자가 쓰인 성적표를 주시네요..

글자속에는 훈장님의 당부가 들어있답니다.

 

닭 계 (鷄) 자를 받는 건 닭처럼 일찍 일어나서 지각하지 말라는 뜻..

소 우 (牛) 자를 받는 건 소처럼 천천히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뜻...

과연 우리의 몽담은 어떤 글자를 받았을까요?

 

그건 바로 없을 무 (無)

배움은 시작도 마침도 부지런함인데

몽담이는 부지런함을 잘 알고 있으므로 더 당부할 게 없다면서

無자를 써주신거랍니다.

더 이상의 칭찬이 필요없는 글자네요.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훈장님의 맘이 들어가있는 글자이기도 하구요.

 



 

"재주가 남보다 못하다고 해서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마라.
나보다 노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그러니 힘쓰는 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 김득신의 묘비에 새겨진 글 중에서 -

 



 

학고재 책 씻는 날..

부지런함과 노력으로 성공한 김득신의 일화로

책씻이의 의미를 전해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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