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대생 이야기
이묵돌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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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 이전에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궁금했었다. 그러면서 과연 그 책을 90년 대생이 썼을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찾아보니, 90년대생이 쓴 책이 아니었다. 그리곤 잊고 있었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진짜 90년대생이 쓴 90년대생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으니까~!

마카롱 사 먹는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사실 내가 90년대생이 쓴 책을 집게 된 건, 앞으로의 주역이 될 90년대생들의 생각을 읽고 그들이 만들 사회가 궁금해서였다. 시대는 세대에 따라 트렌드가 변화하고 시스템이 변한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사회에 나서는 세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 더 나이가 든 내가 그 세대가 만들 세상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페이스북에서 김리뷰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이묵돌 작가는 이 책을 읽으며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젊음이 되길 이라고 사인해 주셨다. 책을 펼치고 작가의 글을 보고 나니, 어? 이건 뭘까? 충분히 슬퍼하라...

제목에서 느껴지던 당당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의 느낌대로 제목을 읽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읽어보니 처음부터 당당함보다 변명이나 무책임한 느낌의 어감이 더 맞는듯했다.

그렇다고 그 어감이 나쁘단 뜻은 아니다. 짧은 필력 때문에 필자가 더 알맞은 말을 못 찾았을 뿐.

어쨌든 책 속엔 진솔한 그들의 이야기가 있고 왜 제목이 그러했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에..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것은 '공감'이었다. 어쩌면 그걸 얻고자 작가는 책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세대 간의 격차는 '공감'에서 시작할 수 있으니, 다른 세대를 비교. 지적하기보다 우리를 알아달라는 그 방법은 내게 통했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도 통하길 빌어본다.

일단 제목이 주는 궁금함이 다행히 책 속에 있었다. 어떤 책들은 제목에서 재기한 의문을 풀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정확히 답이 있었다. 난 그런 걸 좋아하니까 : )

마카롱을 사 먹는 이유가 정말 궁금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는 목표 설정을 할 수도, 하나의 직업만 가지고 살아갈 수도 없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데, 어째서 그들은 달콤하지만 아주 조그마한 마카롱을 비싼 돈을 주고 사 먹을까?라는...

그 답은 이랬다.

리의 밋밋하고 추레한 삶에 아주 작은 특별함이나마 부여해 주는 것 같아서,

어쩌면 우리가 그 조그만 달달함 한 조각을 위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p. 45치기 ▼

난 사실 그들이 철없이 하는 행동들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퇴사를 밥 먹는 쉽게 해버리는 것도 값어치에 비해 과히 비싼 것들을 스스럼없이 소비하는 그들을 남들과 다른 독특한 것들에 끌려 하는 것들도 이해하지 못했다.그런데 저 말은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아.. 그들도 우리가 느끼는 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구나, 다만 대처하는 방식이 살아온 시대가 달라 다른 것이었다고... 그들이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대처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우리의 습관적 퇴사는 일찍이 당신들이 겪었던 슬픔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자 나름의 발버둥을 치는 셈이다.

'그럴듯하게 포장했을 뿐 그냥 좀 더 팔자 좋게 살아보겠다는 심보 아니냐'고

한다면, 솔직히 말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p.89


이 세대가 아이들이었을 당시 평생직장이라 생각하며 다니신 부모님들이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걸 보며 커온 그들에게 직장이란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꾸준히 다녀야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커온 시대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편하게 살수 있다는 믿음이 어느 정도는 그래도 존재하다. 아마도 그래서 책임감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금은 우리 또한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이일 때 우리는 자아를 형성하고 가치관을 확립한다.

그런 시기에 겪은 험난한 시대는 그들의 자아와 가치관에도 분명 영향을 미쳤을 테니 말이다.

이 시대를 끌고 갈 우리 90년대생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사실 조금은 슬프다.

그럼에도 그들의 방식대로 이사회를 대처하고 있다는 것. 슬픔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들이 그 슬픔을 딛고 더 단단하게 나아가길 바란다.

마카롱 사 먹는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책은 내게 그들을 공감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세대 간의 공감은 소통으로 나아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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