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GPE 총서 1
홍기빈 지음 / 책세상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왜 지금 이 책을 읽어야할까?

비그포르스. 올 여름, 한 시사주간지 표지에서 낯선 이름을 발견했다. 스웨덴 복지정책의 아버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아, 그때는 그냥 넘겼다. 그리고, 이 책에서 비그포르스를 다시 한번 만나게 되면서, 그의 진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스웨덴의 복지정책의 아버지, 아니 우리가 가장 현실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복지정책, 복지 철학을 복잡한 현실속에서 꿈꾸고 치열하게 실현시킨 사람. 그래서 우리가 지금 만나야 할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려주고 있었다. 또한, 이 책의 앞부분에는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는 스웨덴의 정치사회적 맥락이 잘 설명되어 있어, 더 공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자본 측도 노동 측도,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힘으로 누르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똑똑히 인정할 필요가 있다."

비그포르스는 이 점을 직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 결과적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복지정책을 실현시킨다. 유토피아가 아닌, '잠정적 유토피아'를 만들어내고, 흔히 복지정책으로 생각되는 '패자들을' 위한 복지 정책에서 벗어나, 경쟁력과 보편적 복지가 양립하는 스웨덴의경제사회 모델을 실현시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 단체, 세력들과 합의하고 조정하고 개혁해나가는 지 보여준다.  

낙원, 그것은 인류 역사의 시작에도 없었고, 마지막에도 없을 것이다.

이번 대선은 경제와 정치를 넘어서, 복지라는 키워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복지는 결코 단순히 하나의 정책적인 문제로 다뤄질 것이 아니다. 무상급식 문제 하나에 얼마나 많은 갈등이 유발되고, 논쟁이 쏟아져나왔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복지라는  문제는 수많은 갈등과 담론, 철학논쟁으로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시킬 것이다.
 
그러나, 복지는 논쟁가들의 글이나 머릿속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생활 속에서 실현시켜야할 것이다. 이 책에는 많은 정치 참여자들, 이해 관계자들의 이해를 어떻게 조정하여 발전시켰는지 보여주는 역동적이고 생생한 이야기가 남겨있다. 한 사람이 어떻게 하나하나 장애물을 넘어서고, 반대자들을 설득시켜나가고, 같이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그가, 아니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으로 바꿔가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는지 보여주는 과정은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어떤 이들은 천국에서나 가능할 세상을 꿈꾸는 철없는 이상주의자들이 우리의 세금을 갉아먹는다며, 더 좋은 사회를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조차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다.
그가 말하는 잠정적 유토피아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낙원은 멀리 있지만, 우리가 꿈꾸는 사회는 결코 멀리있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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