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하는 작별 - 가족, 일상, 인생, 그리고 떠나보냄
룽잉타이 지음, 도희진 옮김 / 양철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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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에서 제목 그래도 작별에 관한 책이다라는 말에 마음이 동했다. 제목과 표지를 보면 그 작별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쉽게 짐작되는 부모와 자식의 작별일 것이다. 사실 작별이라는 단어도 어느 순간에 익숙하지 않는 단어가 된 것 같다. 작별보다 이별이라는 단어를 흔하게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별, 그러나 이 책을 차분히. 그리고 천천히 읽어 내려가면 작별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삶이며 삶의 이야기이다. 동시에 삶에서 오는 작은 기쁨과 깨달음에 가깝다. 수필 본래가 가지고 있는 신변잡기적이면서 1인칭 문학이 보여주는 소소한 행복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전체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목송과 3부 시간은 제목처럼 우리에게 눈으로 하는 작별 방법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2부는 작가와 관련된 주변 이야기, 삶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 쌀벌레 없애기(143), 화재 경보(145), 상식(216)은 조금은 평범한 엄마의 하루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는 듯하다. 화재 경보는 우리의 아파트 문화와 거의 유사한 중국(홍콩)의 문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속에 잃어버린 공동체 의식, 타인 알기, 이웃과 인사하기 등은 이 책에서 보게 되어 대략난감한 어설픈 웃음이 나온다. 그래서 차분하고 천천히 읽어 내려갈 수 밖에 없는 끌림이 있다.

어떻게 하면 작별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자연스러운 질문을 하게 된다. 그날이 올 때 나는 무슨 말과 어떤 행동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해야 할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한다면 정말 눈으로 하는 작별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가슴 한 쪽에 텅~빈 공간이 생긴다. 아마 죽음이라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의 의도도 그런 감정에 몰입하지 않도록 미리 차단하는 듯하다. 1부에서 보여준 아버지와 작별에 많이 빠져 있지 않도록 2부는 현실의 삶을 노래하고 애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3부에서 이미 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작별의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이 책을 통해 삶의 연속성과 우리에게 다가올 작별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것이 좋겠다.

! 결국 문제는 삶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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