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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리센 아드보게 지음, 전시은 옮김 / 베틀북 / 2023년 3월
평점 :
한 가정이 헌 집을 헐고 나무를 베어 멋진 집을 짓고, 멋지지 않게 소멸하는, 아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서늘한 내용과 주제의식은 스산하고 차가운 톤의 그림 분위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처음에는 덩치 큰 엄마가 목수이고, 궂은 일을 다하고, 아빠는 거들기만 하는 모습에 성역할에 대한 책인가 했는데…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웃음기는 사라져가고… 다 읽고 나서는 머리가 가렵고 입에 가시가 있는 것처럼 껄끄럽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아무리 베어 내도 자신의 존재감을 끊임없이 드러내는 소나무. 이 책에는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너무 다른 나무가 등장한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으로 굴어도 부모처럼 아낌없이 내어주는 동화 속 나무는 잠시 잊는 것이 좋겠다. 이 작품을 통해 섬뜩한 자연의 속내와 이 지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다.
자연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인간은 자연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시선으로 만들어 낸 인간 중심의 사고일 수도 있겠다.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가족이 무얼 잘못했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는데, 그건 아마 아직도 내가 인간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베틀북의 그림책은 난이도가 높은 책들이 많은 것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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