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인간 선언 - 기후위기를 넘는 ‘새로운 우리’의 발명
김한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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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회복 불가능한 지구 가열을 막아낼 시간이 겨우 10년 남았다고 기후학자들이 경고한 게 벌써 몇 년째인데도 와닿지 않는다고? 그럼 가닿으라! 기후위기가 말 그대로 피부에 와닿는 순간이 온다면 그땐 이미 게임 오버니까.

 

탈인간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생물 간 위계질서를 해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기후와 생태와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이동시’와 시셰퍼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김한민은 이 책을 통해 인간중심주의로 인해 발생한 기후위기와 환경 파괴, 더 나아가 그것을 초래한 성장지상주의를 통렬히 비판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인간중심주의의 폐해를 낱낱이 밝혀내어 꼬집고 있다. 문체가 신랄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루고 있는 주제와 심각성을 고려하면 이 정도는 신랄하고 직접적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나조차 기후 위기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가.

인간으로 인한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 메시지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중심주의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기본적인 언어 생활과 인간 사회의 근간, 성장 정책의 목표까지 철저히 인간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유지되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깨닫지 못했다.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기승을 부릴 때, 감염병의 원인이 멧돼지로 지목되었다. 멧돼지가 감염병을 사육 돼지에게 옮겼다는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엽사에게 살상 면허를 부여했다. 3년 간 약 27만 마리의 멧돼지가 살해되었다. 이러한 극단적인 방식은 멧돼지의 이동을 초래하여 결국 병을 더욱 확산시켰다.

저자는 말한다. 멧돼지가 사육 돼지에게 전염병을 감염시킬 것이 우려되었다면, 염분을 찾기 위해 민가로 내려오는 멧돼지의 습성을 고려해 산에 소금을 배치하여 접근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존재했다. 어째서 동물이 문제 대상이 될 때에는 이러한 비살상적 방법은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가? 동물을 대상으로 했을 때에는 살처분과 집단 사살이 이토록 쉽게 결정되는가?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백하다. 인간은 지구의 중심이 아니며, 지구의 위기는 심각성에 비해 그에 관한 인식과 실천은 터무니없이 미비하다는 것. 그러니 지금 바로 행동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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