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프로젝트 - SF, 판타지, 블랙코미디 본격 장르만화 단편집
봉봉 지음 / 씨네21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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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인공자궁이 상용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출연자가 원하는 죽음을 맞이하게 해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된다면? 유전자 조작을 통해 모두가 똑같은 외모가 된다면 어떤 사회가 될까?

봉봉 작가는 『웰다잉 프로젝트』를 통해 위험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을 통해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는 오싹하게 낯설고 소름끼치게 익숙하다.

(포스트 소제목은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 미러'를 의도하고 지은 제목이 맞다)

『웰다잉 프로젝트』는 총 6편의 이야기가 실린 만화 앤솔로지이다. 실린 작품의 장르는 SF, 판타지, 블랙코미디 등 어느 한 군데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다. 봉봉 작가의 데뷔작인 웹툰 「회색 방, 소녀」의 프롤로그부터 「동쪽으로」, 「후궁공략」, 현재 그림작가로 참여중인 「불공정게임」까지 빠짐없이 챙겨본 독자로서 신간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쁘고 기대되었다.

총 6편의 총천연색 작품들 중 가장 인상적이며 충격적이었던 작품은 첫 번째 작품인 「ANA」였다. 이 작품을 읽었을 때 느꼈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이 작품은 인공자궁이 상용화된 가상의 사회를 다룬다. 이 이야기의 중심은 ‘메디테크’ 회사가 발명한 인공자궁 <아나>와, 그 <아나>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소녀 ‘아나’이다. 「ANA」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인공자궁을 둘러싼 복합적인 윤리적, 사회적 문제와 논란을 심도 있게 그려낸다. 정말 있을 법한 형태로, 정말 익숙한 모습으로. 저자가 얼마나 철저한 자료조사와 깊은 고찰을 거쳤을지 감히 추측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웰다잉 프로젝트』를 읽다 보면 혼란에 빠진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우리는 어느 쪽 편을 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책장을 끝까지 넘기게 되면 비로소 깨닫는다. 선악 가르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있느냐는 것. 가상 사회라는 큰 집단을 비추던 카메라는 현미경이 되어 그 안에 있는 실재의 나에게 고정된다.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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