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좋아서 서점 직원이 됐는데, 인생이 녹록지가 않다. 후배와는 손발이 안 맞고, 오늘도 끊임없이 정신력을 깎아먹는 진상 손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만 하는 점장님과 사장님까지. 게다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인 직장 선배마저 그만둔다니. 보기만 해도 나 때려치울 거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는 작은 서점에서 문예 코너를 담당하는 직원 '다니하라 교코'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코믹 미스터리 드라마이다. 현장 서점의 묘사가 생생하고 현실적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점장님, 사장님, 소설가, 출판사 직원들과의 마찰과 갈등을 리얼하게 묘사해서 금방 주인공에게 이입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유머러스하다. 단지 서점에서 일을 할 뿐인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거기 대처하느라 머리를 싸매는 주인공의 모습은 안쓰러움과 함께 웃음을 자아낸다.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 속도감까지 더해져 푹 빠진 채 쉴새없이 책장을 넘겼다. 다 읽은 뒤 "아, 재밌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소설이다.
그렇게 초중반부까지는 그저 주인공의 일상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내는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앞부분의 일상들에 사실 복선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이 사실은 단서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놀라움과 그래서 이 이야기가 어디로 도착할지 궁금해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